세발낙지·삭힌 홍어·꽃게…관광객 몰고온 '목포의 맛'
지난달 30일 전남 목포시 죽교동. 북항 인근 언덕에는 지난 9월 개장한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한 관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길게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도 관광객 행렬은 계속됐다. 15~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고하도를 방문한 뒤 관광객의 발길은 목포의 해산물 맛집으로 이어졌다.

항구도시 목포가 최근 여행객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목포시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500만 명이 목포를 찾았다. 지난해 1년간의 방문객 수 388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 시 관계자는 “10월까지의 기준으로 관광객 수가 124% 증가했다”고 말했다.

관광객 증가의 첫 번째 이유로 꼽히는 게 음식이다. 목포는 과거부터 각종 해산물의 집산지였다. 세발낙지부터 병어 등 다양한 생선, 꽃게와 삭힌 홍어 등이 모두 목포의 주산물이다.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 선생은 목포 인근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어류 관련 문헌인 ‘자산어보’를 썼는데 이 책에도 낙지, 꽃게 등 이 지역의 수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기록돼 있다.

목포시는 이 같은 전통과 특성을 살려 올 4월 목포를 ‘맛의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선포식을 열었다. 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탕, 우럭간국 등을 ‘목포9미’로 선정했다.

목포시는 맛의 도시 선포 이후 음식점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11월 관광객 2265명을 대상으로 음식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방문객의 80.7%가 맛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관광과 내에 ‘맛의도시팀’을 신설해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9미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신안과 목포의 섬 사이 갯벌에서 양식되는 돌김도 목포의 자랑거리다. 목포에서는 바다에 부표를 띄워 김을 키우는 부유식 양식 대신 갯벌에 장대를 여러 개 박아 김이 밀물 때는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는 바다 위로 드러나 햇빛을 받도록 하는 지주식 양식을 한다.

엄송일 목포지주 김양식 영어조합법인 대표는 “돌김은 11월 한 달만 생산되는데, 일반 김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대유적과 해상케이블카도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 목포는 조선 말기까지 무안현에 딸린 작은 포구에 불과했지만 1897년 개항된 뒤 일제강점기 내내 식민지 거점 도시로 이용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시내에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 현재는 시립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는 서양식 건물 등은 모두 이 시기에 건립된 것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총 길이 3.23㎞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케이블카다. 목포시에 따르면 9월 개장한 뒤 하루에 5000~1만 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있다. 누적 이용객 수는 45만 명을 넘었다. 목포=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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