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형·구현모·임헌문…KT 회장후보 9명 압축
KT가 차기 회장 후보를 9명으로 압축하고, 이 가운데 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전·현직 KT 임원 7명이 포함됐고, 외부 인사 중에선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후보에 올랐다.

KT가 회장 선출 과정에서 끊임없이 시달려온 외압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규제산업이란 통신업의 특성상 인맥이 넓은 관료 출신이 KT 회장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9명으로 압축, 8명 명단 공개

KT는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총 37명의 후보 중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 9명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KT는 후보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 9명의 후보 가운데 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KT가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물망에 올랐던 인물 이외에 ‘다크 호스’는 없었다. 계속 거론돼온 전·현직 KT 출신들이 이름을 올렸다. KT 현직 인사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세 명이 포함됐다. 구 사장은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첫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KT 융합기술원장 등을 지낸 이 사장은 연구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 출신인 박 부사장은 기업부문 사업 실적을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인사로는 김태호 전 IT기획실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 표현명 전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네 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KT와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 인사로는 노 전 장관이 유일한 관료 출신으로 후보에 올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정통부 장관을 지내 전문성과 리더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외부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

외압 시비 끊어낼까 ‘촉각’

KT 내부 출신이 회장이 되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낙하산 인사’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인수합병(M&A) 등 KT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권 내 인맥이 넓은 관료 출신이 KT 회장이 되는 것이 낫다는 시각도 있다.

KT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달 공모 등을 통해 모집한 30명의 외부 후보와 7명의 사내 후보 등 총 37명을 한 달여간 심사해 9명의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를 확정했다.

KT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이 참여하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위원장은 김종구 이사회 의장(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이 맡았다. 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들을 심사하고 심층 면접을 진행해 후보군을 압축한다. 이사회가 이 중 1명을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 신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돼 2023년 3월까지 KT를 이끈다. KT는 연내 주주총회를 제외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3주 안에 최종 회장 후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