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회의 직전 뉴욕서 이사국 회동…대북공조 정지작업 관측

미국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회동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15분께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유엔본부 앞의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오찬 회동을 했다.
美비건 "北상황 엄중, 안보리 단합해야"…이사국들과 오찬회동
이날 오찬 회동은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후 3시부터 열린 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번 안보리 회의는 미국의 요구로 소집됐으며, 미 국무부는 논의할 내용에 대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이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대표의 안보리 이사국 오찬 회동은 안보리 회의에 앞선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회동에서 지금 상황이 엄중하고 안보리가 단합된 모습으로 여러 가지 기존의 대북정책을 해나가야 하고, 그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평가와 함께 안보리가 일치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또 외교적 해법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7일 오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면서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형 엔진 실험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북한이 이를 바탕으로 ICBM 시험 발사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조만간 방한 일정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 회동에는 주로 안보리 이사국 대사급 대표들이 참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차석대사급이 오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비건 "北상황 엄중, 안보리 단합해야"…이사국들과 오찬회동
조현 주유엔 대사와 이시카네 키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도 이해관계 당사국 자격으로 오찬에 함께 했다.

조 대사는 이날 주유엔 미국대표부로 들어가면서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비건 대표가 오찬 회동을 주재한 것에 대해 "아무래도 (북한과) 협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나오게 하는 것, 그렇게 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입장이 힘을 받도록 하는 것 등 여러 다목적 계산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또 "저로서는 한반도 평화가 제일 중요하고, 북측도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을 얘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3월과 6월에도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안보리 이사국들과 한국, 일본을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