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용산 미군기지 환수 절차를 개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용산공원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용산 미군기지가 환수되는 시기에 맞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2029년으로 예정된 완공 시기가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용산 일대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되는 만큼 부동산가격에 호재가 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환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주변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용산 미군기지 일대 전경.    /국토교통부 제공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환수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주변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용산 미군기지 일대 전경. /국토교통부 제공
용산공원 조성 ‘급물살’

정부는 지난 11일 미국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한 뒤 “용산기지의 환수 절차 개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 협정(YRP)’을 체결한 지 15년 만이다. 이와 보조를 맞춰 국토부는 용산공원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원래 공원 조성 절차는 기본계획 수립, 조성계획 수립 순으로 진행한다. 이후 실시설계를 하고 시공자를 선정해 착공한다. 국토부는 이런 절차를 순서대로 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2014년 기본계획을 마무리했고, 조성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 조성계획 수립과 동시에 실시설계,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업 조성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 상반기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까지 2~3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2024년 전에는 용산공원이 완공될 전망이다.

국토부가 지난 4월 “공사 기간을 포함하면 완공까지는 10년 정도 필요하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사업 속도가 대폭 빨라지는 것이다. 현재 조성계획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작년 11월 조성계획 기본설계가 마무리돼 구체적인 설계 내용도 나와 있다. 건축물 975동 중 81동만을 보존하기로 했다. 용산호수를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문가, 관계자 등의 의견 청취를 거쳐 최종 확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시공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잠정 결정해 공사비 공사기간 등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업비는 약 9500억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산기지 환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지만 반환이 완료되는 즉시 착공할 계획”이라며 “조성계획 기본설계에 대한 의견수렴, 실시설계, 시공자 선정 등 착공 준비 작업을 1년 정도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조성절차 본격화…주택시장 '들썩'
용산 집값 자극할까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용산 일대 주택시장이 들썩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산공원 이외에도 다양한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8월 한국철도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사업협약을 맺고 한강로3가 65의 154 일원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대해선 서울시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군이 떠난 캠프킴·수송부 부지와 유엔사 부지 개발도 진행 중이다. 모두 용산공원을 둘러싸고 있다. 한강맨션 등 동부이촌동 일대 노후주택의 재건축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촌동 J공인 관계자는 “지난가을부터 용산 집값도 급등하고 있다”며 “용산공원 조성 사업 시기까지 발표된다면 집값이 더욱 들썩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산구 주간아파트 변동률은 25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7, 8월까지만 해도 상승폭은 0.02~0.03% 정도였지만 11월 들어 0.06~0.09%로 커지더니 12월 둘째 주에는 0.18%까지 급등했다. 최황수 건국대 교수는 “과거 성수동에 서울숲이 들어섰을 때 주변 집값이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던 선례가 있다”며 “공원 조성 소식이 용산 일대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