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원점서 재출발…끊임없이 조직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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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신한금융 3년 더 이끈다
최종후보로 만장일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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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조 회장은 국내 최대 금융그룹(자산 기준)인 신한금융을 내년 3월부터 3년간 더 이끌게 됐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조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장후보추천위는 이날 조 회장을 포함한 후보 5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투표를 거쳐 조 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은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 회장이 2017년부터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을 인수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추천의 적정성을 심의한 뒤 의결을 거쳐 조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등 M&A로 비은행 부문 강화 성과
뉴욕지점장 시절 쌓은 글로벌 노하우 계열사 전파
채용비리 재판 리스크 해소 시급…흐트러진 조직 문화도 정비해야
조 회장 "개방성 키우는 등 그룹을 다이내믹하게 만들 것"
“이변은 없었다.” 조 회장의 연임이 이날 확정되자 금융권 안팎에선 이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주역이라는 평가가 주류였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신한금융을 이끌어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다. 조직 곳곳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고 속도감 있게 발전 전략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금융그룹 자산·순익 1위 지켜
조 회장은 2001년 9월 신한금융이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초대 라응찬 회장, 2대 한동우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이다. 라 회장이 세 차례, 한 회장이 한 차례 연임한 데 이어 조 회장까지 모두 연임하면서 ‘3대째 연임’ 기록을 세우게 됐다. 회추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신한금융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이 상당하다”며 “회장으로서 필요한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36년간 근무하면서 본점 기획부장, 미국 뉴욕지점장 등 은행 내 주요 보직을 거쳤고 2013년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았다. 2015년 신한은행장 시절에는 스마트근무제를 정착시켰다.
그의 강점으로는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이 꼽힌다. 2017년 회장 취임 후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중장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정 회사나 지역,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그룹 사업 전반에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다.
조 회장이 취임하기 전 12개였던 자회사는 16개로 늘어났다. 2017년 10월 신한리츠운용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아시아신탁을 각각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다루는 자회사 신한AI도 출범시켰다. 뉴욕지점장 시절 쌓은 글로벌 노하우를 각 계열사에 전파하는 데도 힘썼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안즈뱅크 베트남 리테일부문 인수와 신한카드의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출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산과 순이익 모두 KB금융을 앞지르며 국내 금융그룹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쌓여 있는 과제, 어떻게 풀까
조 회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여럿이다. 당장은 ‘채용비리’ 재판을 둘러싼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조 회장은 행장 시절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주 검찰 구형, 내년 1월 선고가 있을 전망이다.
이 회추위원장은 “지난달 회추위가 처음 소집됐을 때 그 얘기(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따지고 확인했다”며 “상법상 이사들이 언제든 유고 시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 상황은 법정 구속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신사업 발굴, 글로벌 확장 등에 대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모든 금융회사의 고민이다.
조 회장은 이날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요즘 경영여건 등 여러 가지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정교한 전략을 짰다”며 “모든 걸 원점에서 재출발해 끊임없이 조직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성을 키우는 등 상당한 변화를 주면서 그룹을 다이내믹하게 만들 것”이라며 “M&A 등 발전 방안을 다양하게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내년 경영 전략의 또 다른 축으로는 ‘신뢰성 강화’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고객이나 사회,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금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17년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의 갈등 여파로 인해 흐트러진 조직 문화를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신한금융 내부에선 ‘조 라인’ ‘위 라인’ 등으로 비방과 공격이 오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라임자산운용·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금융환경에 대한 그룹 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필요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조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장후보추천위는 이날 조 회장을 포함한 후보 5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투표를 거쳐 조 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은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 회장이 2017년부터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을 인수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응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추천의 적정성을 심의한 뒤 의결을 거쳐 조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등 M&A로 비은행 부문 강화 성과
뉴욕지점장 시절 쌓은 글로벌 노하우 계열사 전파
채용비리 재판 리스크 해소 시급…흐트러진 조직 문화도 정비해야
조 회장 "개방성 키우는 등 그룹을 다이내믹하게 만들 것"
“이변은 없었다.” 조 회장의 연임이 이날 확정되자 금융권 안팎에선 이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주역이라는 평가가 주류였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신한금융을 이끌어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다. 조직 곳곳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고 속도감 있게 발전 전략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금융그룹 자산·순익 1위 지켜
조 회장은 2001년 9월 신한금융이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초대 라응찬 회장, 2대 한동우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이다. 라 회장이 세 차례, 한 회장이 한 차례 연임한 데 이어 조 회장까지 모두 연임하면서 ‘3대째 연임’ 기록을 세우게 됐다. 회추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신한금융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이 상당하다”며 “회장으로서 필요한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36년간 근무하면서 본점 기획부장, 미국 뉴욕지점장 등 은행 내 주요 보직을 거쳤고 2013년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았다. 2015년 신한은행장 시절에는 스마트근무제를 정착시켰다.
그의 강점으로는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이 꼽힌다. 2017년 회장 취임 후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중장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정 회사나 지역,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그룹 사업 전반에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다.
조 회장이 취임하기 전 12개였던 자회사는 16개로 늘어났다. 2017년 10월 신한리츠운용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아시아신탁을 각각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다루는 자회사 신한AI도 출범시켰다. 뉴욕지점장 시절 쌓은 글로벌 노하우를 각 계열사에 전파하는 데도 힘썼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안즈뱅크 베트남 리테일부문 인수와 신한카드의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출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산과 순이익 모두 KB금융을 앞지르며 국내 금융그룹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쌓여 있는 과제, 어떻게 풀까
조 회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여럿이다. 당장은 ‘채용비리’ 재판을 둘러싼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조 회장은 행장 시절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주 검찰 구형, 내년 1월 선고가 있을 전망이다.
이 회추위원장은 “지난달 회추위가 처음 소집됐을 때 그 얘기(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따지고 확인했다”며 “상법상 이사들이 언제든 유고 시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 상황은 법정 구속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신사업 발굴, 글로벌 확장 등에 대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모든 금융회사의 고민이다.
조 회장은 이날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요즘 경영여건 등 여러 가지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정교한 전략을 짰다”며 “모든 걸 원점에서 재출발해 끊임없이 조직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성을 키우는 등 상당한 변화를 주면서 그룹을 다이내믹하게 만들 것”이라며 “M&A 등 발전 방안을 다양하게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내년 경영 전략의 또 다른 축으로는 ‘신뢰성 강화’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고객이나 사회,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금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17년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의 갈등 여파로 인해 흐트러진 조직 문화를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신한금융 내부에선 ‘조 라인’ ‘위 라인’ 등으로 비방과 공격이 오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라임자산운용·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금융환경에 대한 그룹 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필요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