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향후 2년간 `美제품·서비스 2천억달러' 추가 구매 약속"
"86쪽 `1단계 합의' 서명은 1월 첫째주에…서명 30일후 발효"
미중이 13일(현지시간) 합의했다고 밝힌 1단계 무역 합의와 관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 등 일부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그러나 중국은 세부 수치를 밝히지 않아 실제 미국이 밝힌 내용과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이 기존보다 향후 2년에 걸쳐 320억달러(약 37조5천4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이에 더해 연간 160억달러씩, 향후 2년간 총 320억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약 400억달러 규모가 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연간 약 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 50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를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중국이 1단계 합의를 통해 구매하기로 한 미국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업 부문에서는 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본다.

제조 부문 등이 있으니 그보다 많이는 아니다.

하지만 농업에서는 5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 전반적으로, 중국은 중요한 구조적 변화와 향후 2년간 제조업, 에너지, 농업, 서비스 등 4개 분야에 집중해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서비스의 추가 구매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사실상 합의를 발표하면서 미 농산물 구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구매할 미국산 제품의 구체적인 대상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의 구체적인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논란 등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이 "시장에서 완벽한 시간"에 구매하는데 있어서 자유로울 것이라면서 "무역 합의는 WTO 규정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단계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1천2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해 부과해오던 15%의 관세를 절반(7.5%)으로 줄이기로 한 것과 관련,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최종 서명이 이뤄진 뒤 30일 후에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서명은 내년 1월 첫째 주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는 15일부터 예정됐던 1천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무기한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양측이 합의한 '이행 메커니즘'에서 비롯되는 잠재적인 변화 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역으로 미중간 이행메커니즘 내에서는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USTR은 이날 이번 합의는 '강력한 분쟁 해결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합의) 이행 수단으로서 관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2단계 협상이 적절한 시기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오전 10시 직후에야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오전 10시(중국 시간 오후 11시) 중국이 공식 발표할 즈음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단계 합의문은 86쪽에 이르며, 자신과 중국측 고위급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합의는 서명후 30일 이후에 발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