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서적·가벼운 읽을거리 강세 지속, 유튜브·'노 재팬' 바람

올해 출판계는 전반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매출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을 압도할 만한 작가나 저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선전한 작가와 저서의 저변이 넓어졌다.

실용서적이나 에세이 등 가벼운 읽을거리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몇 년째 이어졌다.

구독경제의 확산 추세와 함께 전자책과 오디오북 시장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아직은 수익성보다는 잠재적 가능성에 더 의미를 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유튜브 열풍과 '반일' 분위기에 따른 일본 제품 거부 현상은 출판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 '메가 히트작'은 없었다
교보문고가 올해 연간 베스트셀러 상위 30종을 분석한 결과 중복해 이름을 올린 저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작년에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30위 이내에 3종이나 중복해 이름을 올렸고 2017년과 2016년에도 각각 5명, 6명의 저자 작품이 중복됐다.

시야를 100위까지 넓혀 보면 100대 베스트셀러 판매 부수는 지난해보다 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가량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도서 쏠림 현상이 완화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연간 100만부 이상이 판매되는 '메가 히트작'은 없었다.

◇ 실용 서적, 가벼운 읽을거리 강세
에세이 등 가벼운 읽을거리와 실용 서적이 잘 팔리는 추세는 몇 년째 이어졌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인터파크 등 주요 업체의 연간 판매 10위 이내 베스트셀러 면면을 보면 업체마다 순위는 조금씩 달랐지만 '여행의 이유',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3권의 에세이가 공통으로 포함됐다.

예약 판매 개시와 함께 화제를 모으며 올해 베스트 셀러 상위권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돌풍도 가벼운 읽을거리 선호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의 집계에 따르면 초등학습(31.2%), 중·고학습(19.9%), 취업·수험서(18.1%), 어린이영어(16.6%),아동(16.6%), 가정생활(15.0%) 등 실용도서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에 여행(-17.1%), 잡지(-11.3%), 소설(-10%), 만화(-9.9%) 등은 비교적 큰 폭으로 판매가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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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오디오북은 성장
월정액 구독 방식의 전자책, 오디오북 시장은 활발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의 선두 주자인 밀리의 서재는 유·무료 누적회원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교보문고가 월정액 전자책 서비스 'sam' 영업을 본격화해 리디㈜의 '리디셀렉트', 예스24의 '예스24 북클럽'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 체제를 형성한다.

오디오북 시장도 급성장해 선두 주자인 네이버오디오클립과 윌라는 작년 대비 200~300%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는 스웨덴에 기반을 둔 글로벌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스토리텔(Storytel)'이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영업을 시작해 이 분야의 경쟁은 한층 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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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노 재팬' 바람
유튜브 열풍은 출판계에도 판매와 콘텐츠 측면에서 영향을 미쳤다.

유튜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흔한 남매'가 장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EBS의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팬층의 기반을 넓힌 펭수 역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인기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이 소개하는 책들은 순식간에 판매량이 급증하는 일이 잦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연금술사' 등은 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북튜버' 영상에 소개되면서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로 올라서게 됐다.

올해 7월부터 본격화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도 출판계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쳤다.

여행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이내에 일본 여행서는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1종만이 올랐고 그나마 하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전멸'에 가까운 양상을 보였다.

일본어 관련 도서는 지난해보다 16.5%, 일본 소설은 34.2%의 판매 하락을 각각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