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투자자들을 눈물 흘리게 했던 LG이노텍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9월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변수였던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가 사라지면서 내년 실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1500원(1.12%) 떨어진 13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을 겪었지만 장중에 최근 1년 내 최고치인 13만6500원을 찍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LG이노텍이 13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이 처음이다. 12월 들어 LG이노텍 주가는 9.02% 올랐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LG이노텍을 23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LG이노텍이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의 늪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893.6%,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18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핵심 공급처인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 수익성이 높은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채택하면서 LG이노텍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출시된 신형 아이폰 3개 모델 중 2개에 수익성이 높은 트리플 카메라 모듈이 채택됐다”며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카메라 모듈은 지난해 기준으로 LG이노텍 매출의 64%, 영업이익의 83%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3일 예정됐던 15% 관세 부과를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1차 무역합의에 이르면서 LG이노텍의 실적 개선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돼 애플이 판매가를 올린다면 LG이노텍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올해보다 27.75% 증가한 4520억원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