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외교 행보를 비방하고 나섰다. 다만 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당국'으로 호명하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은 15일 "남조선의 현 당국은 당장 존망의 위기에라도 처할 것 같은 위구심에 사로잡혀 외세에 조선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구걸하는 멍텅구리 짓만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방송은 지난 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사실을 두고 "남조선의 현당국자는 남조선을 방문한 어느 한 나라의 외교부장을 만났다"며 평화를 구걸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긍정적 역할과 기여에 대해 감사드린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30분간 통화한 것을 두고도 "조선반도 정세와 북 비핵화를 위한 한미공조 방안에 대해 쑥덕공론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을 두고는 "남조선 당국의 비굴한 사대 매국적 행태"라고 비하했다.

방송은 "남조선 당국이 외세에 빌붙어 관계개선과 평화를 구걸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열을 올렸지만 실제로 북남관계와 조선반도의 정세는 더욱 악화했다"며 "외세의존으로는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방은 문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아세안 국가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표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