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수가 때문에…'맥 못추는' 국내 재활로봇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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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렉소 '모닝워크' 4년 前 출시
환자 운동기능 회복시켜 주지만
수가는 기존 수기재활치료 수준
수익성 낮아 도입 병원 11곳뿐
환자 운동기능 회복시켜 주지만
수가는 기존 수기재활치료 수준
수익성 낮아 도입 병원 11곳뿐
기술 혁신성에 별도 보상을 하지 않는 건강보험 진료비 시스템 때문에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의료기기 제품이 사장될 위기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해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이 기존 기술과 차이가 없다고 판정하면 제값을 받을 수 없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로봇기업 큐렉소의 모닝워크를 사용하는 한 병원은 이 기기를 활용한 재활치료에 대해 행위조정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진료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모닝워크는 보행이 어려운 환자의 근육과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로봇이다. 환자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 치료 대상 환자 범위가 넓다. 센서를 통해 환자가 지면을 차는 힘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돼 환자가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품을 출시한 지 4년이 넘었지만 모닝워크를 도입한 병원은 국내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9곳은 정부 보급사업으로 도입했다. 의료기관에서 모닝워크를 도입해도 추가 진료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큐렉소는 2016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모닝워크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해달라고 평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재활치료사가 하는 수기재활치료와 다르지 않다고 판단해 ‘기존 기술’ 판정을 받았다. 모닝워크 기기 가격만 수억원대지만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진료비는 30분에 1만3000원 정도다. 대한재활의학회는 제품을 활용한 진료비가 30분에 15만원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진료비가 조정되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비인후과용 의료기기를 개발한 A업체도 건강보험 진료비 때문에 사업 기로에 서 있다. A사는 성대에 약물을 주입하는 주삿바늘 위치를 광섬유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여러 번 주사를 반복해 찌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용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사전 미팅에서 “별도 수가를 받긴 힘들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A사 대표는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수가를 제대로 받아오면 제품을 유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뷰노 등이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AI) 제품도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고 엑스레이 영상 등을 판독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국내 병원에서 이들 기기를 도입해도 별도 진료비를 받지 못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모닝워크는 보행이 어려운 환자의 근육과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로봇이다. 환자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 치료 대상 환자 범위가 넓다. 센서를 통해 환자가 지면을 차는 힘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돼 환자가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품을 출시한 지 4년이 넘었지만 모닝워크를 도입한 병원은 국내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9곳은 정부 보급사업으로 도입했다. 의료기관에서 모닝워크를 도입해도 추가 진료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큐렉소는 2016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모닝워크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해달라고 평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재활치료사가 하는 수기재활치료와 다르지 않다고 판단해 ‘기존 기술’ 판정을 받았다. 모닝워크 기기 가격만 수억원대지만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진료비는 30분에 1만3000원 정도다. 대한재활의학회는 제품을 활용한 진료비가 30분에 15만원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진료비가 조정되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비인후과용 의료기기를 개발한 A업체도 건강보험 진료비 때문에 사업 기로에 서 있다. A사는 성대에 약물을 주입하는 주삿바늘 위치를 광섬유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여러 번 주사를 반복해 찌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용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사전 미팅에서 “별도 수가를 받긴 힘들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A사 대표는 “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수가를 제대로 받아오면 제품을 유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뷰노 등이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AI) 제품도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고 엑스레이 영상 등을 판독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국내 병원에서 이들 기기를 도입해도 별도 진료비를 받지 못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