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섭 대표 "가장 한국적인 것 지키는 일에 자부심"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은 모든 스타벅스 파트너(직원)들의 자긍심입니다.”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50·사진)는 본인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 문화유산 보호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6일 문화재청이 주최한 ‘2019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스타벅스는 관광객을 포함한 여러 나라 사람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한국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질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2009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었다. 대표적 프로그램은 덕수궁에서 열리는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다. 명사들이 덕수궁 정관헌에서 강연하는 고궁 문화행사를 11년째 꾸준히 열고 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강연을 시작으로 100여 명의 강연자와 2만 명 이상의 시민이 그동안 함께했다.

송 대표는 “정관헌은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가 커피와 함께 휴식을 즐긴 장소란 점에서 스타벅스와 연결될 수 있다”며 “로봇과학자인 데니스 홍, 소설가 김훈,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장 등이 올해 강연자로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문화유산 환수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광복 74주년을 기념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친필휘호 ‘약용개조사회 선자개조아궁’을 구매해 문화재청과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증했다. 안창호 선생이 1936년 작성한 이 글귀는 ‘만일 사회를 개조하려면 먼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개조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휘호인 ‘광복조국’(2016년) 등도 기증했다. 2017년에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복원 및 보존 후원을 위해 3억원의 후원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독립운동에 힘쓴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더블에이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대표 등 20여 년간 글로벌 기업 마케터로 일하다가 지난 3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가 됐다.

그는 외국계 기업이 문화유산 보호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에서 글로벌 브랜드 스타벅스에 알맞은 활동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이어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프로그램은 강연마다 약 30명의 봉사자가 필요한데 매번 300명 이상의 직원이 지원할 정도로 자원봉사 열기가 뜨겁다”고 귀띔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