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형평성에 맞나요?”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발언권을 얻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법사위는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통과된 ‘소금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심의 중이었다.

현재 소금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장관은 소금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급식시설에서 ‘우수 천일염 인증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를 강화해 ‘소금 구매 총액의 20% 이상 50% 이하’ 범위에서 구매를 강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저염식이 선호되는 등 식생활 문화 변화로 천일염 소비가 줄어들면서 생산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장 의원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다른 농·수산물과 형평성이 맞느냐”며 “사과 배도 이런 식으로 구매를 강제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장 의원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도 “해수부 입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문 장관은 “의원님 얘기가 상당히 일리가 있다”며 “(논의 과정에서) 구매총액 관련 범위는 삭제하고 상임위를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안 됐다)…”라고 답했다. 이날 소금산업 진흥법 개정안은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법사위는 2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을 심층 논의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논란은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달 19일 농림수산해양위 소위원회에서 김양수 해수부 차관은 “집단급식시설에 대한 20~50% 구매 요청은 과도할 수 있다”며 “구매총액 중 일정 비율의 구매를 요청하는 다른 입법례가 없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인증업체가 여섯 곳에 불과해 해당 인증업체에 대한 특혜 여부가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개정안을 발의한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천일염) 가격 하락에 대해 일말의 양심적인 책임마저도 느끼려는 게 보이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안 통과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서 의원은 천일염 생산지인 전남 신안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