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계소득 비중 감소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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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의 임금소득 비중
2000년 이후 커지는 추세인데
자영업자 준 데다 법인전환 늘어
기업 몫만 커졌다고 보이는 것
문제는 성장둔화인데
기업 부담 늘린다면
가계소득 개선만 방해할 뿐
박정수 <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2000년 이후 커지는 추세인데
자영업자 준 데다 법인전환 늘어
기업 몫만 커졌다고 보이는 것
문제는 성장둔화인데
기업 부담 늘린다면
가계소득 개선만 방해할 뿐
박정수 <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지난 수년간 가계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은 것은 총국민소득 중에서 가계에 배분되는 몫은 작아지고 기업에는 더 큰 몫이 배분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정책당국, 언론, 학계 등에 확산돼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0~2017년 총국민소득 중 가계소득 비중은 72.0%에서 65.3%로 줄어든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2.7%에서 8.9%로 늘었다. 이를 근거로 기업은 과도한 이익을 남기고 임금은 상대적으로 적게 주고 있다는 추론을 한다. 그 결과 가계는 점차 빈곤해지고 기업은 부유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 정책, 법인세율 인상 등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지우고 가계소득은 늘려주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운용되고 있는 점도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진단에는 심각한 오류와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가계와 기업 간에 대립적인 소득분배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기업에 대한 모든 소유권은 지분관계를 통해 가계에 있기 때문에 기업소득의 변화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며, 이는 다시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가계의 금융자산 변동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국민소득은 가계, 기업, 정부로 배분되지만 결국 이렇게 배분된 소득은 모두 가계의 소득과 자산 변화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으로 소득분배는 가구 간 소득격차를 기준으로 논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계소득 비중 감소의 원인이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 감소에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가계소득은 임금근로자가 받는 총임금(피용자보수), 가계의 재산소득 그리고 자영업자 소득(자영업 영업잉여)의 합으로 정의된다. 2000년 이후 가계소득 비중의 감소 현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 주된 원인은 임금소득분배율 문제가 아니라 자영업의 소득 비중 감소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전소득 기준으로 국민소득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2000~2017년 가계소득의 세부요소인 임금소득 비중은 5.2%포인트 증가한 반면, 또 다른 세부요소인 자영업소득 비중은 12.0%포인트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가계소득 비중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자영업소득 비중의 급격한 감소에 있다는 것이다.
임금소득분배율에 대해서는 국민소득의 68.1%를 창출하고 있는 법인기업에 대한 통계(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를 참고할 수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법인 부가가치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6.7%포인트 늘어나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은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자영업소득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영업자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2000~2017년 전체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36.9%에서 25.4%로 급감했다. 2017년 현재 미국은 6.3%, 독일 10.2%, 일본 10.4%여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높은 편이다. 비중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자영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농업 인구가 감소한 데 있다.
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영업 형태의 사업 방식이 법인 형태로 전환되는 것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관찰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소득으로 분류되던 자영업소득 중 상당 부분이 기업소득으로 전환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소득 비중 감소는 산업화에 따른 자영업 비중 감소에 기인하고,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과는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가계소득 증가가 둔화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최근 가구 수도 증가했는데, 이를 감안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가계소득 증가율을 비교하면 둘 사이엔 큰 괴리가 없다. 결국 가계소득이 늘지 않은 이유는 경제성장 둔화에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에 이른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진단에 근거해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지우려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늘어난 복지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통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인식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가계소득 개선을 방해하는 정책들도 초래하고 있어 시급한 정책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최저임금 정책, 법인세율 인상 등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지우고 가계소득은 늘려주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운용되고 있는 점도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진단에는 심각한 오류와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가계와 기업 간에 대립적인 소득분배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기업에 대한 모든 소유권은 지분관계를 통해 가계에 있기 때문에 기업소득의 변화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며, 이는 다시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가계의 금융자산 변동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국민소득은 가계, 기업, 정부로 배분되지만 결국 이렇게 배분된 소득은 모두 가계의 소득과 자산 변화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으로 소득분배는 가구 간 소득격차를 기준으로 논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계소득 비중 감소의 원인이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 감소에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가계소득은 임금근로자가 받는 총임금(피용자보수), 가계의 재산소득 그리고 자영업자 소득(자영업 영업잉여)의 합으로 정의된다. 2000년 이후 가계소득 비중의 감소 현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 주된 원인은 임금소득분배율 문제가 아니라 자영업의 소득 비중 감소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전소득 기준으로 국민소득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2000~2017년 가계소득의 세부요소인 임금소득 비중은 5.2%포인트 증가한 반면, 또 다른 세부요소인 자영업소득 비중은 12.0%포인트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가계소득 비중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자영업소득 비중의 급격한 감소에 있다는 것이다.
임금소득분배율에 대해서는 국민소득의 68.1%를 창출하고 있는 법인기업에 대한 통계(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를 참고할 수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법인 부가가치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6.7%포인트 늘어나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은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자영업소득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영업자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2000~2017년 전체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36.9%에서 25.4%로 급감했다. 2017년 현재 미국은 6.3%, 독일 10.2%, 일본 10.4%여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높은 편이다. 비중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자영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농업 인구가 감소한 데 있다.
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영업 형태의 사업 방식이 법인 형태로 전환되는 것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관찰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소득으로 분류되던 자영업소득 중 상당 부분이 기업소득으로 전환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소득 비중 감소는 산업화에 따른 자영업 비중 감소에 기인하고, 기업의 임금소득분배율과는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가계소득 증가가 둔화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최근 가구 수도 증가했는데, 이를 감안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가계소득 증가율을 비교하면 둘 사이엔 큰 괴리가 없다. 결국 가계소득이 늘지 않은 이유는 경제성장 둔화에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에 이른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진단에 근거해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지우려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늘어난 복지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통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인식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가계소득 개선을 방해하는 정책들도 초래하고 있어 시급한 정책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