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품은 LG유플러스…5G 저가요금제 경쟁 '신호탄' 쐈다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로 알뜰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게 됐다.

정부가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인수를 승인한 만큼 시장 1위 업체로 올라선 LG유플러스를 주축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저가 요금제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알뜰폰 2위 업체 KT엠모바일은 LG유플러스보다 한 발 빨리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5.78%에서 15.19%로 껑충 뛰었다. 알뜰폰 사업을 하는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CJ헬로(9.41%)의 점유율을 합쳐 단숨에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선 것.

2위는 KT의 자회사 KT엠모바일(9.1%), 3위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8.6%)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알뜰폰 시장 상위 4개사가 모두 이통3사 자회사가 됐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마지막 관문은 '알뜰폰 분리매각' 여부였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분리매각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장경쟁 촉진 역할을 하는 '독행기업' CJ헬로가 LG유플러스로 넘어가면 알뜰폰의 이동통신기업(MNO) 견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정부는 분리매각 카드 대신 도매대가 인하를 인가 조건으로 꺼내 들었다. 5G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LG유플러스 5G 도매대가를 기존 66% 수준으로 인하하도록 했다. 예컨대 월 데이터 9기가바이트(GB)를 기본으로 주는 5G 요금제는 LG유플러스에서는 월 5만5000원이지만, 알뜰폰에선 3만6300원에 쓸 수 있게 된다.
CJ헬로 품은 LG유플러스…5G 저가요금제 경쟁 '신호탄' 쐈다
아울러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이동전화 다회선을 할인하고, 유무선 결합상품도 동등하게 제공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5G 단말기·유심 구매 요청 시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구매 대행을 해주는 것도 포함됐다.

이통 3사의 독과점 우려보다 침체된 알뜰폰 시장을 살리고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는 실익이 더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셈. 통신업계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알뜰폰 요금제·서비스 변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변화 조짐은 이미 감지된다. 이날 알뜰폰 2위 사업자인 KT엠모바일은 5만원과 7만원대 '5G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며 1위 사업자로 올라선 LG유플러스 견제에 나섰다. KT엠모바일은 5G 요금제 2종이 이통 3사 요금제 대비 30% 저렴하다고 홍보했다.

알뜰폰 업계는 5G 중저가 요금제가 줄줄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5G 및 LTE 요금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유플러스와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요금제, 서비스 차별화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알뜰폰 시장도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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