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다" 비건 사실상 연내 최후 협상시도…北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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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에 사실상 판문점 회동 제안…北 응할시 긴장 반전 계기되지만 가능성 작아
불발시 北 '대화보단 대립' 선택 우려 증폭…美 '제재 명분쌓기' 분석도 미국 내 대북협상의 '키맨'으로 평가받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하면서 북한이 화답할지 관심이 쏠린다.
비건 대표는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진행한 약식 회견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6월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미 3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했는데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북미 간 준비접촉이 있었다.
결국 비건 대표의 발언은 판문점에서의 만남을 염두에 둔 셈이다.
카운터파트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에서 나와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 제1부상"이라면서 최 제1부상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상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요구하며 자의적으로 설정한 협상의 '연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과 지척인 서울에서 더 직접적인 대화 신호를 다시 발신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데서도 이러한 의지가 드러난다.
비건 대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회동에서 "(북한과)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를 통해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를 준비가 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에서 '행동 대 행동'에 따른 단계적 접근을 선호하는 북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북한을 대화로 유인해 보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이러한 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응한다면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교착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강 대 강'으로만 치닫던 한반도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미국의 대화 촉구 메시지에 "대화 타령"이라고 일축하면서 경직된 태도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접촉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비건 대표가 강조한 '창조적 해법'이나 '유연한 조치' 등은 그간 미국 당국자들이 많은 계기에 밝혔던 내용으로, 북한이 기대하는 '새 계산법'을 내놓은 것은 아니어서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에도 북측에 '새 계산법'으로 이해될만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서울에서 회견을 통해 회동을 공개 제안한 것은 그만큼 뉴욕채널 등 북미 대화채널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이 서울까지 와서 그러한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북미 간에 그만큼 뚜렷하게 굴러가는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한국·일본 동맹과의 협의를 명분으로 와서 북한과 어떻게든 다시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일단 일본으로 출국하는 17일 오후까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북한 반응에 따라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 방한은 북한의 도발 조짐으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의 반전 카드로 주목받았지만, 끝내 북미 회동이 불발된다면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보다는 대립을 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이 연말까지 동창리 등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동향을 흘리면서 한반도의 긴장 지수를 계속 끌어올린 뒤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대결'을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도 역시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번 비건 대표의 회동 제안도 끝내 협상이 불발되고 북한이 강경한 조치를 했을 때 제재에 나서기 위한 일종의 명분 쌓기의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도발은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면서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카운터파트인 이 본부장뿐 아니라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문재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을 두루 만났으며 저녁에는 한미 외교당국 간 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평택 주한미군기지도 방문, 기지 현황 및 한반도 정세 관련 브리핑 등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불발시 北 '대화보단 대립' 선택 우려 증폭…美 '제재 명분쌓기' 분석도 미국 내 대북협상의 '키맨'으로 평가받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6일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하면서 북한이 화답할지 관심이 쏠린다.
비건 대표는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진행한 약식 회견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6월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미 3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했는데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북미 간 준비접촉이 있었다.
결국 비건 대표의 발언은 판문점에서의 만남을 염두에 둔 셈이다.
카운터파트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에서 나와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 제1부상"이라면서 최 제1부상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상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요구하며 자의적으로 설정한 협상의 '연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과 지척인 서울에서 더 직접적인 대화 신호를 다시 발신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데서도 이러한 의지가 드러난다.
비건 대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회동에서 "(북한과)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를 통해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를 준비가 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에서 '행동 대 행동'에 따른 단계적 접근을 선호하는 북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북한을 대화로 유인해 보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이러한 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응한다면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교착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강 대 강'으로만 치닫던 한반도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미국의 대화 촉구 메시지에 "대화 타령"이라고 일축하면서 경직된 태도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접촉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비건 대표가 강조한 '창조적 해법'이나 '유연한 조치' 등은 그간 미국 당국자들이 많은 계기에 밝혔던 내용으로, 북한이 기대하는 '새 계산법'을 내놓은 것은 아니어서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에도 북측에 '새 계산법'으로 이해될만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서울에서 회견을 통해 회동을 공개 제안한 것은 그만큼 뉴욕채널 등 북미 대화채널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이 서울까지 와서 그러한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북미 간에 그만큼 뚜렷하게 굴러가는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한국·일본 동맹과의 협의를 명분으로 와서 북한과 어떻게든 다시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일단 일본으로 출국하는 17일 오후까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북한 반응에 따라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 방한은 북한의 도발 조짐으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의 반전 카드로 주목받았지만, 끝내 북미 회동이 불발된다면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보다는 대립을 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이 연말까지 동창리 등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동향을 흘리면서 한반도의 긴장 지수를 계속 끌어올린 뒤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대결'을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도 역시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번 비건 대표의 회동 제안도 끝내 협상이 불발되고 북한이 강경한 조치를 했을 때 제재에 나서기 위한 일종의 명분 쌓기의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도발은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면서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카운터파트인 이 본부장뿐 아니라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문재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을 두루 만났으며 저녁에는 한미 외교당국 간 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평택 주한미군기지도 방문, 기지 현황 및 한반도 정세 관련 브리핑 등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