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이스라엘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하바나랩스’를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에 사들였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016년 설립된 하바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가우디 AI 훈련용 프로세서’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이 제품은 경쟁사 엔비디아의 비슷한 제품보다 연산 속도가 네 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바나 경영진은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회사에 남는다. 인텔은 하바나를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내 독립 사업부로 운영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인수에 대해 “인텔이 AI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이 정체에 빠진 가운데 인텔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인텔의 올해 AI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20% 증가한 35억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텔은 급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4년 250억달러(약 29조2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 엔비디아 등 반도체 시장 공룡들은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인텔을 제치고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약 8조원)에 인수했다. 인텔은 2016년 모비디우스를 시작으로 너바나, 알테라, 모빌아이 등 AI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