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9% 급등한 여파로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가 민간 소비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소득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이 고용직원을 줄이고 빚으로 버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위축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직원 내보내고 빚으로 버텨요"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자가 가구주인 가계의 지난해 평균소득은 6375만원으로 2017년(6361만원) 대비 0.2%(14만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계의 평균소득 증가율(2.1%)을 크게 밑돈다. 자영업자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이 줄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가 가구주로 있는 가계의 지난해 평균부채는 1억1063만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3.8% 늘었다. 전체 가계 평균부채 증가율(3.2%)을 웃도는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부채 증가 속도는 올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보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도소매·숙박·음식점 업종 대출금 잔액은 220조257억원으로 작년 9월 말보다 12.1%(23조7294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내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4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8%(19만6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8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경기침체로 수익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영업자는 560만 명에 이른다.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지독한 불황에 빠진 이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내수경기를 한층 더 침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