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애널리스트들 12·16 부동산 대책 효과 분석
"고강도 규제로 집값 단기안정 예상…중장기 효과는 '글쎄'"
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대해 17일 국내 증권가에서는 일단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책의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력했던 이번 규제로 인해 서울 주택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앞선 주택 가격 상승은 신규 주택 공급 축소 전망에 따른 주택 실수요 및 투기 수요 증가 때문이었다"며 "이른바 '로또 분양'에 대한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갭투자가 용이해진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졌고 주택 보유자의 전세 대출까지 제한됨에 따라 향후 갭투자 축소는 불가피해졌다"며 "이와 동시에 종합부동산세·양도세 강화로 다주택자들의 매도 물량은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이 점진적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오는 2020년에는 집값 상승 요인보다 하락 요인의 영향력이 조금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상승, 공시 가격 현실화율 상승에 더해 보유세율도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좀 더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일부 광역시의 경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지역에서도 별도 안정화 대책이 나오고 있으므로 수요 확산이 길게 이어지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확대에 따른 '공급 절벽' 우려는 여전하다"며 "내년 상반기 가격 조정 이후 하반기부터는 공급 절벽을 근거로 한 가격 반등 시도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추가 대책을 예고한 상황에서 급격한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대상 제외 주택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신규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장기화한 저금리와 강력한 정부 규제 사이에서 주택 가격은 점점 지역화·차별화되는 추세"라며 "단순히 금융·세제 규제만으로 주택 가격 급락을 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단기 급등으로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인 만큼 이번 대책 발표 후 일정 기간 거래가 위축될 수 있으나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방향을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 발표 이후 5∼6억원대 혹은 15억원 이하 '옐로칩'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대안은 여전히 열려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다주택자 세금 부담 강화로 일부 매물이 출회될 수는 있으나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세금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전세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