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낙연·임종석 등판 가능성…한국당서 황교안·김병준 거론
정치권 일각 '이낙연 vs 황교안' 빅매치 시나리오도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7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의 '총선 빅 매치'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종로는 수도권의 심장부이자 굵직한 정치 지도자를 배출한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선거마다 종로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유다.

19대와 20대 국회 8년간 종로를 지켜온 정 후보자가 입각과 함께 자연스럽게 총선에 불출마하게 되면서 여야는 물론 정치적 무게감을 늘리기 위한 유력 정치인들의 '종로 대전'이 예상된다.

우선 정 후보자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주공산 '정치1번지' 종로, 총선 최대 '빅매치' 성사될까
이 총리의 경우 정 후보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당으로 복귀해 내년 총선을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 후보자의 지역구를 채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있다.

더욱이 이 총리가 각종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민주당의 유력 '잠룡'으로 분류되는 만큼, 정치 1번지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총리가 전국 곳곳을 찾아 지원유세에 집중할 수 있는 점, 여야 대치로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공직사퇴 시한(지역구 출마 기준 1월 16일)까지 마무리될지 미지수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비례대표 출마 쪽에 무게를 싣는 전망도 나온다.

비례대표 출마 시 공직사퇴 시한은 내년 3월 16일이다.

무주공산 '정치1번지' 종로, 총선 최대 '빅매치' 성사될까
임 전 실장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고 쓰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6월 원래 살던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해 종로 출마설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임 전 실장 자신의 불출마 의지가 여전하더라도 당이 전략적 판단하에 '등판'을 요청할 경우 이를 고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주공산 '정치1번지' 종로, 총선 최대 '빅매치' 성사될까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2월 한국당 당권을 거머쥔 뒤 대여 강경 투쟁을 주도하며 '정치 신인' 이미지를 조금씩 불식하고는 있지만, 정치적 도약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국당이 당 대표급 지도자에게 전략지, 즉 험지에 출마할 것을 권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황 대표도 예외일 수 없다는 말이 나오며 그 전략지가 종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당 대표로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로 등 지역구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출마를 저울질해왔던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대구를 포기하고 험지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종로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공산 '정치1번지' 종로, 총선 최대 '빅매치' 성사될까
이처럼 여야의 중량감 있는 유력 정치인들이 거론되면서 종로 선거가 내년 총선의 최대 '빅매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여권의 잠룡이든, 야권의 잠룡이든 종로에서 맞붙어 승리할 경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빅매치를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

벌써부터 여의도 일각에서는 '이낙연 대 황교안'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각종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두 잠룡의 승부이자, 전·현직 총리의 대결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일단 민주당과 한국당은 종로 출마 후보군을 확정하지 않고, 상대 당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종로를 위한 총선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동안 정 후보자의 종로 출마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 당에서도 다른 구체적인 고려는 미뤄두고 있었다"며 "앞으로 여러 전략적 고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