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김정우 포스코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전기차 엔진 역할하는 구동모터
핵심소재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새 접착 방식 '셀프본딩' 개발
하지만 모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용접, 인터로킹(맞물림) 등 기존 방식으로 쌓으면 모터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용접 또는 인터로킹 방식은 전기강판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철손(core loss), 자속밀도(magnetic flux density) 등 자기적 특성에도 많은 손실을 유발한다. 포스코는 기존 결합방식을 대체하기 위해 접착(bonding) 방식으로 결합하는 ‘셀프본딩 기술’을 개발했다.
셀프본딩 기술은 전기강판 표면에 접착제를 코팅해 생산한 뒤 부품회사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전기강판 낱장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모터의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고속 주행에서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과거 60년간 사용했던 결합방식을 바꿀 새로운 기술로 현재 모터산업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접착제로 사용된 고분자 수지의 두 가지 특성(열경화성 및 열가소성)을 동시에 응용해 전기강판 코팅공정에서의 코팅 특성과 부품사 열융착 공정 시 접착 특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 전기차 구동모터가 고속으로 회전할 때 발생하는 고온에서의 접착력 약화 문제를 나노기술을 접목해 해결했다.
셀프본딩 제품이 적용된 구동모터는 고주파 영역(W10/400)에서 전기강판 자기적 특성인 철손 및 자속밀도가 각각 15%, 3% 이상 개선된 것으로 확인했다. 소음·진동의 척도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도 5dB 이상 개선됐다. 궁극적으로 모터효율과 소음·진동 품질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김 수석연구원이 개발한 전기강판 셀프본딩 제품 및 고객사 솔루션 기술은 포스코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산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김 수석연구원은 독일 마르틴루터-할레비텐베르크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4년 포스코 기술연구원 전기강판연구그룹에 입사했다. 기술연구원 입사 후 줄곧 전기강판 표면 연구에 매진했다.
2012년에는 인체에 유해한 크롬(Cr)이 완전히 배제된 인산염계 코팅 제품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전기강판 코팅 및 셀프본딩 제품 개발과 관련해 6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셀프본딩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하는 하봉우 전문연구원을 비롯해 부품사 직원들과 영광을 같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