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정유업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최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0.6달러로 적자 전환된 후 횡보를 지속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손익분기점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 배럴당 4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의 원인으로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을 지적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0월 휘발유 수출량은 전년 대비 166% 증가했는데, 연말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 쿼터를 비교적 많이 채운 경유의 10월 수출량이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는 점을 보면 지금 중국발 휘발유 수출량 증가는 쿼터를 채우기 위한 밀어내기식 수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11월 석유제품 수출량도 전년 대비 63.5% 증가했다. 밀어내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제설비도 더 늘어났다. 10월 중국의 정제처리량은 신규 설비가 추가된 영향으로 전년 대비 9.6%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시현했지만, 설비들의 가동률은 70%를 밑돌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잠재적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신설된 설비를 감안하면 수출 쿼터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텐데, 원유 수입 쿼터가 이에 비례해 증가할 경우 중국발 석유제품 수출 증가 리스크는 올해보다 2020년에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유 수요는 역성장 상태이고 휘발유 수요는 정체됐다.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자국 내에서 소비할 수 없기에 수출량을 늘릴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2019년 10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1월에도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원유 수입 쿼터를 채우기 위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가 2020년 쿼터 확대와 수출 증가 유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