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학 혁신 방안 발표…배임·횡령 임원은 1천만원 이상부터 취임 취소
적립금 심의에 교직원·학생 참여…사립대 감사 결과는 전문 공개키로
'사학족벌' 비리 잡는다…족벌가계도 공개·친족 개방이사 금지
앞으로 사립학교 재단의 임원이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으면 친족 관계가 모두 공개된다.

또 학교 설립자와 그의 친족은 학교법인 개방이사로 근무할 수 없게 되는 등 사학의 '족벌 경영'에 대한 규제·감독이 대폭 강화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5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사학 혁신 추진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교육부는 한국 교육에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사립 초·중·고·대학교에 매년 14조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이 투입되는 만큼 지속적인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사학 혁신안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의 초점은 '족벌 경영' 규제 강화에 맞춰졌다.

교육부는 올해 7월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사학혁신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했다.

사립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까지 적용되므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의견도 수렴했다.

우선 교육부는 학교법인 임원 간에 친족 관계가 있으면 모두 공시하고, 설립자·임원과 친족 관계인 교직원이 몇 명인지도 공시하기로 했다.

이사회 회의록 공개 기간은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다.

다만 임원 간 친족 관계의 경우 친족 여부만 공시할지, 자녀 등 어떤 관계인지까지 공시할지는 추후 법령 개정 과정에서 법제처 해석 등을 검토해 시행하기로 했다.

설립자나 그의 친족은 개방이사를 할 수 없도록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비리 임원 결격 사유도 강화하고, 결격 사유가 있는 임원의 당연 퇴임 조항도 신설한다.

현재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임원에 대해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 '1천만원 이상의 배임·횡령' 수준으로 구체화해 법제화하기로 했다.

업무추진비 공개 대상도 현행 '총장'에서 '이사장 및 상임이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학족벌' 비리 잡는다…족벌가계도 공개·친족 개방이사 금지
사립대들이 쌓아놓기만 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적립금 문제도 손댄다.

적립금 교육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금운용심의회에 교직원·학생 참여를 의무화하고, 적립금 사용계획 공개를 추진한다.

사립대 외부 회계 감사인은 그간 법인이 자체 지정해 '셀프 감사' 논란이 있었던 만큼, 회계 부정이 발생하면 교육부가 지정하기로 했다.

사립학교 사무직원은 모두 공개 채용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교육청에는 교원징계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재심의를 관할하도록 하고, 관할 교육청이 학교 직원에 대한 징계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한다.

실효성 논란이 있었던 교원 소청 심사는 그 결과에 따르도록 하는 기속력을 강화한다.

소청심사 결정에 따른 재임용 절차를 장기간 미이행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은 2천만원 이하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면서 "강제금 부과 후에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징역 1년 이하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수준의 처벌 조항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과 사학이 유착하는 이른바 '교피아' 의혹을 불식하고자 퇴직 공직자의 사립학교 취업 제한 기관을 사립대학 무보직 교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학 관련 부서 간 인사이동도 일정 기간 제한할 방침이다.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상시감사체제를 구축하고, 감사 결과는 전문 공개하기로 했다.

감사 처분 양정 기준도 마련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사학 혁신은 사학비리 자체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라면서 "사학이 스스로 건학 이념에 따라 혁신 주체가 돼서 더 투명하고 공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