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경찰의 '하명수사·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4층에 있는 국무총리실 민정실을 압수 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이 창성동 별관 앞에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와 경찰의 '하명수사·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4층에 있는 국무총리실 민정실을 압수 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이 창성동 별관 앞에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오늘(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국무총리실 별관에 있는 문 모 전 청와대 행정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문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근무하던 지난 2017년 10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아 정리한 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자유한국당은 애초 민정비서관실이 접수한 제보 내용 중 일부가 삭제되고, 제보에 포함되지 않은 혐의가 추가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가 '불법사찰'을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김기현 첩보'가 가공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7일) 생방송으로 새 총리 인선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에 대해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어줬다"며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생방송으로 직접 발표하고 긴 시간을 할애해 전임 총리를 칭찬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차기 주자로 띄우려 하는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총리실을 압수수색하자 한 여권 관계자는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점점 강해진다"고 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자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자료들은 지난해 김태우 전 수사관 관련 사건 당시 이미 청와대가 자료 일체를 제공해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것들"이라면서 "개혁에 맞선 검찰의 정치행위가 아닌지 묻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검찰은 정치는 하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검사가 나쁜 놈 잡는데 그게 무슨 정치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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