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수입 돼지고기 판매업자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돼지열병 걱정 없는 외국산’ 등의 문구를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내 축산 농가는 지난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이후 판매량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육 판매업자들이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수입·판매하는 한 업체는 ‘청정돼지, 돼지열병 걱정 NO’라는 문구를 사용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다른 수입 업체도 ‘ASF 발생 걱정 없는 수입 돼지고기’ 등의 문구를 이용해 홍보하고 있다. 한 축산 농가 관계자는 “송년회 등 연말 특수로 소비 회복을 노리고 있는데 일부 판매업자가 ‘국산 돼지고기는 위험하고 외국산은 안전하다’는 식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ASF가 발생한 9월 한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8.3% 감소했고 10월과 11월에도 각각 6.1%, 1.4% 줄었다. 감소폭이 줄고 있지만 돼지고기 소비가 예년만큼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2014년부터 ‘돼지고기이력제’를 시행해 돼지와 돼지고기의 거래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하고 있다”며 “ASF에 걸린 돼지고기가 유통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축 과정에서 축산물검사관(수의사)이 돼지가 ASF, 구제역 등의 질병에 걸렸는지 직접 확인한다”며 “검사관이 통과시킨 정상적인 개체만 도축하고 도축 후에도 해체검사를 해 부적합 부위는 폐기한다”고 말했다.

국내산과 외국산은 신선도에서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국내산은 식탁에 오르기까지 3~7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검역을 거치는 수입육은 한 달 이상 소요된다”고 했다. 이어 “국내산은 대부분 냉장으로 유통되지만 외국산은 냉동으로 유통된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