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회식 강요는 노동부 매뉴얼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
"3차 회식 오라, 회식 불참시 재계약 없다"…연말 '회식 갑질'
"집도 멀고 몸이 안 좋아서 2차 회식 자리까지만 있다가 빠져나왔는데, 전화를 걸어 3차 자리에 오라고 강요했습니다."

"회식 불참 시 입버릇처럼 '내년 재계약은 없다'고 협박합니다. 또 최저임금 상승으로 월급이 올랐다며 술을 사게 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각종 송년 모임이 한창인 12월을 맞아 '회식 갑질' 제보가 잇따른다며 18일 관련 사례를 공개했다.

접수된 사례를 보면 회식 강제 참석은 물론, 단합대회에서 장기자랑을 해야 하거나 몸이 아픈데도 휴일 야유회에 가야 했던 이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식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고 팀 전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19∼55세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를 측정한 결과 회식·단합대회 등 조직문화에 대한 인식에서 연령별 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문항의 평균 지수는 20대가 69.4점, 50대가 66.3점으로 20대가 3.1점 높았다.

갑질 감수성 조사는 100점에 가까워질수록 직장에서의 '갑질'을 예민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식 관련 문항인 '팀워크 향상을 위한 회식이나 노래방 등은 조직문화를 위해 필요하다'에서는 20대가 71.6점, 50대가 59.85점으로 11점이 넘는 점수 차를 기록했다.

'휴일에도 단합을 위한 체육대회나 MT와 같은 행사를 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도 20대 점수 평균은 73.36점이었으나 50대는 62.35점에 그치는 등 젊을수록 '회식 갑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직장갑질119는 "회식 강요는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에도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아직도 적지 않은 사업장에서 회식과 노래방, 장기자랑을 강요하고 피해자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에서는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 140명이 모여 노동 관련 상담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직장 갑질'에 대한 제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이메일(gabjil119@gmail.com)로 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