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선 vs 박홍배' 10만 금융노조 이끌 차기 위원장 누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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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선 "실적 위한 과당 경쟁 업무 환경 개선"
박홍배 "영향력 있고 협상력 강한 금융노조 구축"
박홍배 "영향력 있고 협상력 강한 금융노조 구축"
국내 시중은행,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10만 노동자가 활동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19일 차기 위원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에는 현 금융노조 사무총장이자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유주선 후보(기호 1번)와 현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인 박홍배 후보(기호 2번)가 맞붙는다. 지난달 20일 입후보 등록을 마친 이들은 한 달간 37개 금융노조 지부를 돌며 선거활동을 벌였다.
<한경닷컴>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들을 만났다. 유 후보는 "오직 실적만을 위해 과도하게 경쟁하는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고, 박 후보는 "영향력 있고 협상력 강한 금융노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는 약 1시간의 시차를 두고 각각 진행됐으며 같은 질문을 통해 얻은 답변을 함께 정리한다. ▲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직무급제 도입 저지'가 동일하게 주요 공약에 있는데.
-(유주선 후보) 박근혜 정부 때 성과에 따라 임금체계를 나눈다는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금융노조에 속해서 참으로 많이 싸웠다. 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한다는 직무급제도 성과급제의 일환인데. 직무급제는 사용자(회사)가 노동자의 직무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한 임금으로 노동자들을 길들이겠다는 것일 뿐이다.
-(박홍배 후보) 문재인 정부 역시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박근혜 정부가 이야기 한 직무급제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금융산업이 너무 큰 아픔을 겪었던 만큼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동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생각이다. 직무급제 저지 공약 이유는 유 후보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실제 누가 투쟁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차이다.
▲금융노조 위원장이 되면 정부, 여당과 정책연대를 이어갈 계획인가.
-(박홍배 후보) 정치 세력과의 협상 및 투쟁에 있어 정책연대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은 정치 세력화를 위한 활동이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체계적으로 연대를 맺지 않다 보니 선거때만 찾고 나중에는 민원인 취급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조직화된 역량을 발휘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협상을 이어가겠다.
-(유주선 후보)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과거 MB정부, 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면 나은 게 사실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이나 보수정당과 노동 문제를 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가 있어야 한다. 정책연대는 거기에 대한 요구이자 협상이다. 정책연대 기조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본인을 강성이라 생각하는가.
-(유주선 후보) 저는 감히 진정한 강성이라고 말씀드린다. 제가 금융노조에서 10년간(유 후보는 2010년부터 금융노조에서 정책국장, 정책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일할 수 있었던 건 원칙을 지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조합원만 바라봤던 강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홍배 후보) 연성이나 어용이란 말은 듣지 않았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국민은행 지부에 있을 때도 노동자 합의 독립성,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올 1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총 파업을 이끌었더니 언론에서 강성이라고 하는 것 같다. ▲국민은행 총파업이 가장 올해 큰 이슈였는데.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박홍배 후보) 총파업을 이끌었던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계획하거나 염두에 둔 파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비한 점이 많았다. 노조는 사용자와의 협상에서 절대적인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대화에 나오지 않거나 대화에 나와서 말을 안 하거나, 같은 말만 반복할 경우 노조가 교섭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교섭력을 올리기 위해 단체 행동권이라는 배수진을 쳤는데 결국 밤샘 교섭이 물거품이 되면서 총파업에 나서게 됐다.
지금 와서 보면 파업을 안 했으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렇게 파업까지 간 부분에 대해 노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미리 준비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다만 '은행원이 파업할 수 있겠어'라는 편견을 깨뜨린 부분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유주선 후보) 당시 금융노조 투쟁 상황실장으로 국민은행 총파업을 지원했다. 금융노조 자체가 산별 체제이기 때문에 국민은행 파업은 금융노조에서도 대표성을 갖는다. 주말 없이 지부 노사가 협상을 벌일 때 원만한 협상을 위해 함께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사측의 양보가 없어서 총파업까지 갔다. 총파업까지 가서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남은 것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국민은행 총파업은 사측의 잘못이 크다.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었다면 파업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조합원과 함께 총파업까지 이끈 국민은행 노조의 결속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
▲당선 됐다고 가정하에. 어떤 위원장이었다고 평가 받고 싶은가.
-(유주선 후보) 금융노조의 산별 체제를 가장 강력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10만 조합원을 위해 활동하는 건 당연하고, 그들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건 산별 체제를 공고히 만드는 것이다.
결속력을 높이면 협상력이 커지고 그렇게 되면 10만 금융 노동자들이 가장 시달리는 은행 간 경쟁 체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쟁터 같은 일터를 일할 맛나는 삶터로 경쟁보다 공존, 공생이 있는 일터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박홍배 후보) 10만 금융노조 노동자들이 내가 금융노조 조합원이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지부에서 노동교육한다고 금융노조 위원장이 와도 일반 직원들은 자기 지부 위원장은 알아봐도 금융노조 위원장은 못 알아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금융노조가 과거에도 이렇게 존재감이 낮았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우리나라 노동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금융노조 조합원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만든 위원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이번 선거에는 현 금융노조 사무총장이자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유주선 후보(기호 1번)와 현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인 박홍배 후보(기호 2번)가 맞붙는다. 지난달 20일 입후보 등록을 마친 이들은 한 달간 37개 금융노조 지부를 돌며 선거활동을 벌였다.
<한경닷컴>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들을 만났다. 유 후보는 "오직 실적만을 위해 과도하게 경쟁하는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고, 박 후보는 "영향력 있고 협상력 강한 금융노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는 약 1시간의 시차를 두고 각각 진행됐으며 같은 질문을 통해 얻은 답변을 함께 정리한다. ▲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직무급제 도입 저지'가 동일하게 주요 공약에 있는데.
-(유주선 후보) 박근혜 정부 때 성과에 따라 임금체계를 나눈다는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금융노조에 속해서 참으로 많이 싸웠다. 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한다는 직무급제도 성과급제의 일환인데. 직무급제는 사용자(회사)가 노동자의 직무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한 임금으로 노동자들을 길들이겠다는 것일 뿐이다.
-(박홍배 후보) 문재인 정부 역시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박근혜 정부가 이야기 한 직무급제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거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금융산업이 너무 큰 아픔을 겪었던 만큼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동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생각이다. 직무급제 저지 공약 이유는 유 후보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다만 실제 누가 투쟁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차이다.
▲금융노조 위원장이 되면 정부, 여당과 정책연대를 이어갈 계획인가.
-(박홍배 후보) 정치 세력과의 협상 및 투쟁에 있어 정책연대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은 정치 세력화를 위한 활동이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체계적으로 연대를 맺지 않다 보니 선거때만 찾고 나중에는 민원인 취급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조직화된 역량을 발휘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협상을 이어가겠다.
-(유주선 후보)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과거 MB정부, 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면 나은 게 사실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이나 보수정당과 노동 문제를 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가 있어야 한다. 정책연대는 거기에 대한 요구이자 협상이다. 정책연대 기조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본인을 강성이라 생각하는가.
-(유주선 후보) 저는 감히 진정한 강성이라고 말씀드린다. 제가 금융노조에서 10년간(유 후보는 2010년부터 금융노조에서 정책국장, 정책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일할 수 있었던 건 원칙을 지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조합원만 바라봤던 강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홍배 후보) 연성이나 어용이란 말은 듣지 않았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국민은행 지부에 있을 때도 노동자 합의 독립성,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올 1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총 파업을 이끌었더니 언론에서 강성이라고 하는 것 같다. ▲국민은행 총파업이 가장 올해 큰 이슈였는데.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박홍배 후보) 총파업을 이끌었던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계획하거나 염두에 둔 파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비한 점이 많았다. 노조는 사용자와의 협상에서 절대적인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대화에 나오지 않거나 대화에 나와서 말을 안 하거나, 같은 말만 반복할 경우 노조가 교섭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교섭력을 올리기 위해 단체 행동권이라는 배수진을 쳤는데 결국 밤샘 교섭이 물거품이 되면서 총파업에 나서게 됐다.
지금 와서 보면 파업을 안 했으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렇게 파업까지 간 부분에 대해 노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미리 준비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다만 '은행원이 파업할 수 있겠어'라는 편견을 깨뜨린 부분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유주선 후보) 당시 금융노조 투쟁 상황실장으로 국민은행 총파업을 지원했다. 금융노조 자체가 산별 체제이기 때문에 국민은행 파업은 금융노조에서도 대표성을 갖는다. 주말 없이 지부 노사가 협상을 벌일 때 원만한 협상을 위해 함께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사측의 양보가 없어서 총파업까지 갔다. 총파업까지 가서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남은 것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국민은행 총파업은 사측의 잘못이 크다.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었다면 파업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조합원과 함께 총파업까지 이끈 국민은행 노조의 결속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
▲당선 됐다고 가정하에. 어떤 위원장이었다고 평가 받고 싶은가.
-(유주선 후보) 금융노조의 산별 체제를 가장 강력하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10만 조합원을 위해 활동하는 건 당연하고, 그들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건 산별 체제를 공고히 만드는 것이다.
결속력을 높이면 협상력이 커지고 그렇게 되면 10만 금융 노동자들이 가장 시달리는 은행 간 경쟁 체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쟁터 같은 일터를 일할 맛나는 삶터로 경쟁보다 공존, 공생이 있는 일터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박홍배 후보) 10만 금융노조 노동자들이 내가 금융노조 조합원이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지부에서 노동교육한다고 금융노조 위원장이 와도 일반 직원들은 자기 지부 위원장은 알아봐도 금융노조 위원장은 못 알아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금융노조가 과거에도 이렇게 존재감이 낮았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우리나라 노동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금융노조 조합원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만든 위원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