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내년에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한창 속도를 내고 있는 5세대(5G) 설비투자를 위해 최대 4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내년 회사채 발행 1호' SKT…최대 4000억 조달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다음달 중순 3000억~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NH투자증권과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채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5G 관련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통신 및 미디어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비 확대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올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를 품었다. 디지털미디어 대행사인 인크로스도 인수했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를 지상파 방송 3사의 ‘푹(POOQ)’과 합병해 통합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를 출범시켰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사채 시장에서만 1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사상 최대 수준의 차입을 이어가면서 재무적 부담은 차츰 커지고 있다.

2017년 말 7조4690억원이던 SK텔레콤의 차입금은 올해 9월 말 10조950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무디스(A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A-), 피치(A-)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SK텔레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여놓고 있다.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SK텔레콤은 올 한 해 증시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24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 들어 하락률은 10.20%다.

채권시장에선 연초 새 운용자금을 쥔 기관투자가들이 활발히 투자 집행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이 무난히 회사채 투자 수요를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국내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