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19일 중소기업 294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 내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올해보다 1.9포인트 하락한 81.3으로 나타났다. 2014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과 비조제조업 경기전망은 각각 올해보다 1.6포인트, 2.1포인트 내린 82.1, 80.8로 전망됐다. 올해보다 소폭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새해의 최우선 경영목표를 묻는 질문에 ‘현상유지’라는 응답이 81.3%로 높았다. 이어 ‘사업확장’(9.4%), ‘사업축소’ (9.3%) 순이었다. 경제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경영 목표로 ‘현상유지’를 꼽은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예상되는 경영애로로 ‘내수부진’(74.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인건비 상승’(53.5%), ‘업체간 과당경쟁’(48.0%), ‘근로시간 단축’(23.9%)이란 응답이 뒤를 이었다.
새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경제정책으로 ‘내수 활성화 정책’이란 답변이 73.2%에 달했다. ‘운영자금 지원 등 적극적 금융세제 지원’ (46.2%), ‘최저임금·근로시간 등 노동현안 제도화 속도조절’(40.3%), ‘중소기업 판로지원’(26.7%), ‘규제개혁’(19.5%), ‘금리 및 환율안정’ (1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다’(36.0%)라는 응답이 ‘좋아질 것이다’(6.3%)란 답변을 크게 앞섰다. 국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그 요인으로 ‘기업규제 강화’(65.5%)라는 응답이 많았고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변동 등 급격한 경제정책’(60.7%), ‘세계경제 하강국면’(28.9%), ‘미중 무역전쟁 영향’(26.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중소기업인들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IMF(2.2%), OECD(2.3%), 모건스탠리(1.7%) 등 해외는 물론 KDI(2.3%), 한국은행(2.3%), 산업연구원(2.3%), LG경제연구원(1.8%) 등 국내외 9개 기관의 전망치를 산술평균한 경제성장률(2.1%)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새해 중소기업 경영환경을 전망한 사자성어를 묻는 질문에 중기인 30.7%는 ‘암중모색’을 골랐다. 암중모색은 ‘어둠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막연한 상황에서도 일의 실마리나 해결을 찾아내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크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내년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소기업인들이 꼽은 사자성어는 고생을 무릅쓰고 부지런히 노력함을 뜻하는 ‘각고면려’(46.1%)였다. 내수침체,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한 해라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시각이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중소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등 중소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