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NB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파면' 찬성 48%, 반대 48%
3개월 탄핵조사에도 여론 '요지부동'…"지지정당 따라 입장 엇갈려"


미국 하원에서 석 달에 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벌여 탄핵 소추안 표결까지 진행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18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의 조사 결과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박탈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찬성과 반대가 각각 48%를 기록했다고 WSJ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900명으로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3.27%포인트다.
탄핵에 갈라진 미국…트럼프 대통령직 박탈에 찬반 동률
이날 하원 표결도 소속 정당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일반 국민 역시 지지 정당에 따라 탄핵에 대한 입장이 엇갈린 것이라고 WSJ이 분석했다.

실제 공화당 지지자의 90%는 트럼프 대통령 파면을 반대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 83%는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찬반 비율이 50%와 44%로 조사됐다.

트럼프 탄핵에 대한 여론은 하원이 탄핵 청문회를 개시하기 전인 10월부터 거의 변하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여론은 찬성이 49%, 반대가 46%로서 통계적으로 본다면 이번 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지지도 역시 최근 몇 달 동안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직무지지도 찬반 비율은 각각 44%와 54%로서, 2018년 초 기록한 43%와 47%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반영한다고 WSJ이 지적했다.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만큼 심각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실패했고, 공화당은 탄핵 주도 세력에 대한 역풍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탄핵에 대한 견해가 거의 그대로이고, 유권자는 이미 오래전에 마음을 결정한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이고, 이 정도 탄핵이 벌어졌는데도 미국 정치의 축은 변화가 없다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공화당 지지층의 탄핵 반대는 공고하지만, 탄핵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에 대해서는 지지층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 55%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 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인 반면, 35%는 위법 행위가 있었지만 탄핵 사유까지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10%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탄핵 사유라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79%가 우크라이나 스캔들 이전부터 이미 탄핵 요건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권자 가운데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든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34%인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48%를 기록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 써야 할 대목이라고 WSJ이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