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언론 '삼진아웃'하겠다는 자유한국당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자유한국당이 당과 관련 편파·왜곡 보도를 하는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실시한다고 19일 발표했습니다.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좌편향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미디어 환경을 바로 세우고자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다각도의 불이익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당은 현재 5명 규모인 미디어특위 산하 모니터링팀을 15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언론사가 불공정 보도 시 1, 2차 사전 경고를 하고 3차 경고 때에는 한국당 출입을 금지시키겠다는 겁니다.

언론의 편파·왜곡 보도나 가짜 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당의 처지는 이해할만합니다. 하지만 대응방식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안 맞는 언론을 배척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입니다. 더구나 한국당과 같은 공당(公黨)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을 받을 의무까지 있습니다.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 뉴스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을 때 한국당의 반응은 정반대였습니다. 이 총리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정책 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 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 뉴스까지 나돈다"며 "검찰과 경찰은 유관기관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가짜 뉴스를 신속히 수사하고 불법은 엄정히 처벌하기 바란다"라고 했는데요.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회의원 등의 최고위 공직에 봉직하는 공인에 대한 비판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따끔하거나 조금 지나친 면이 있더라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 존중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논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권하고 보니 청와대나 정부에 대한 국민의 쓴소리는 아예 듣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 쓴소리가 가짜 뉴스처럼 들리는 것인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도 의심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언론은 엄정한 팩트를 기반으로 보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고'나 '삼진아웃' 같은 식의 대응은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알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습니다. 언론의 의도적인 편파·왜곡 보도는 반론을 통해 바로잡으면 될 일입니다. 한국당의 이런 방침은 헌법 가치에 배치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자유'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정당입니다. 당 강령에서도 "우리는 시민의 자유와 인권이 최우선적 가치임을 믿는다"라고 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저급한 가짜 뉴스에 품격 있게 대응하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요?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