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규제개혁, 국민이 체감못해…미래산업 中에 종속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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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 현황 보고받고
"공무원 마인드가 중요하다"
총리실 간부들에 강하게 주문
"공무원 마인드가 중요하다"
총리실 간부들에 강하게 주문
지난 18일 서울 통인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국무총리 후보자 사무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강한 어조로 “정부가 규제 개혁을 한다지만 국민은 왜 체감하지 못하는가”라고 물었다. 총리실 관계자로부터 정부의 규제 혁신 현황을 보고받은 직후였다. 정 후보자는 “4차 산업혁명은 ‘게임 체임저’(판도를 바꾸는 것)인데 우리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며 “우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앞서지만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서는 규제가 적은 중국에 밀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그대로 가면 중국에 로열티를 내든지, 종속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정 후보자의 화두는 ‘미래’
19일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전날 총리실 간부들에게 “규제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무원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선제적 규제 혁파를 위해 공직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가 이처럼 ‘규제 개혁’을 주문한 것은 미래 준비를 강조해 온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정 후보자의 국회의장 시절 캐치프레이즈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 정신이 구현되는 국회’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였다. 정 후보자는 국회 내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미래연구원 설치를 적극 추진했다. 정 후보자가 대표 발의한 ‘디지털기반 산업 기본법안’도 복잡하고 경직된 현행 규제 체계가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정 후보자의 한 측근은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혁명까지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잘 따라왔지만 4차 산업혁명부터 창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정 후보자의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게 정 후보자의 생각이다. 정 후보자는 “접시가 깨지는 건 용서할 수 있지만 접시에 먼지가 쌓이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공무원들이 사고가 두려워 적극 행정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얘기다.
“개헌으로 공정한 선거 룰 만들어야”
정 후보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제 개편과 연계해 개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선거제 개편이)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 국민의 말이 맞다”며 “개헌과 함께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이던 지난해 3월 26일 대통령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안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발의됐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정 후보자는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난제를 풀어야 하는 곳도, 마지막에 문제 해결을 요구받는 곳도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갈등이 극에 달한 이런 상황에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불가능하다”며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에서 집회하는 그룹들이 다 다른 주장을 하는 상태로는 대의민주제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20일께 정 후보자의 임명 동의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국회는 15일 이내 청문회를 끝내고, 20일 이내 전체 심사를 마쳐야 한다. 이르면 다음달 8일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조미현/이미아 기자 mwise@hankyung.com
정 후보자의 화두는 ‘미래’
19일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전날 총리실 간부들에게 “규제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무원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선제적 규제 혁파를 위해 공직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가 이처럼 ‘규제 개혁’을 주문한 것은 미래 준비를 강조해 온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정 후보자의 국회의장 시절 캐치프레이즈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 정신이 구현되는 국회’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였다. 정 후보자는 국회 내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미래연구원 설치를 적극 추진했다. 정 후보자가 대표 발의한 ‘디지털기반 산업 기본법안’도 복잡하고 경직된 현행 규제 체계가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정 후보자의 한 측근은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혁명까지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잘 따라왔지만 4차 산업혁명부터 창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정 후보자의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게 정 후보자의 생각이다. 정 후보자는 “접시가 깨지는 건 용서할 수 있지만 접시에 먼지가 쌓이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공무원들이 사고가 두려워 적극 행정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얘기다.
“개헌으로 공정한 선거 룰 만들어야”
정 후보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제 개편과 연계해 개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선거제 개편이)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 국민의 말이 맞다”며 “개헌과 함께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이던 지난해 3월 26일 대통령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안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발의됐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정 후보자는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난제를 풀어야 하는 곳도, 마지막에 문제 해결을 요구받는 곳도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갈등이 극에 달한 이런 상황에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 불가능하다”며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에서 집회하는 그룹들이 다 다른 주장을 하는 상태로는 대의민주제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20일께 정 후보자의 임명 동의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국회는 15일 이내 청문회를 끝내고, 20일 이내 전체 심사를 마쳐야 한다. 이르면 다음달 8일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조미현/이미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