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역사교육 강화 지시…"일국양제의 근본은 일국" 강조
사흘만에 마카오서 캐리 람 또 만나…변함없는 지지 확인
홍콩 옆 마카오서 "아편전쟁 굴욕사를 아느냐" 외친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바로 옆에 있는 마카오에서 아편 전쟁의 굴욕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콩을 영국에 강제로 빼앗기는 치욕적 결과로 이어진 아편 전쟁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홍콩 주권에 관한 일체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카오를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하오장(濠江)중학 부속 영재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애국 교육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아편 전쟁의 역사를 직접 거론했다.

시 주석은 "아편전쟁 이래 민족의 치욕사를 이해하면 중국 인민이 위대한 부흥에 왜 이토록 강렬한 희망을 갖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며 "애국주의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4억 중국 인민의 응집력이 이토록 강한 것은 우리가 방대하고 깊은 중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이어진 우리의 5천년 역사를 알면 자연히 강렬한 민족 자존심과 자부심이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재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앞에 놓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중심이 '양제'가 아닌 '일국'이 되어야 한다고도 힘줘 말했다.

시 주석은 "마카오가 조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천지개벽으로 부를 만큼 거대한 변화가 생겨났다"며 "이는 마카오 동포들에게 일국양제의 근본은 '일국'에 있다는 점을 알게 해 줬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 주석은 전교생들을 모아 놓고 '일국양제'를 주제로 진행된 특별 애국 수업을 참관했다.

그는 또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중국역사' 등 애국 교육 교재들을 직접 펼쳐 살펴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중국 본토와 마카오 관계자들이 공동 편찬한 애국 교재들을 수업에 잘 활용해 학생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하라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강력히 주문했다.

시 주석이 마카오에서 애국주의 교육을 강조한 것은 다분히 일국양제가 적용되는 특별행정구인 홍콩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난 6월부터 홍콩에서 지속적인 민주화 확대 요구 시위가 벌어지고 반중 정서가 노골화하자 중국 당국은 홍콩의 젊은 학생들을 향한 애국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홍콩 정부가 앞으로 실제 애국주의 교육 강화에 나선다면 가뜩이나 반중 정서가 강해진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날 마카오 정부가 주최한 환영 만찬 연설에서도 중국 본토와 특별행정구의 긴밀한 유대를 강조했다.

그는 "마카오의 경제·사회 발전 성과는 일국양제 방침의 전면적 관철, 중앙 정부와 조국의 큰 지지, 마카오 특별행정부와 각계의 노력 덕분에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마카오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또 접견하면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정식 업무 보고를 받고 나서 불과 사흘 만에 다시 람 장관을 만난 것이다.

시 주석은 "중앙은 람 장관이 비상시 보여준 용기를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람 장관의 지도하에서 긴밀히 협력해 홍콩 업무를 잘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