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가결…美하원의장 "미국에 슬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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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의 아버지 비전에 경의를 표한 것"
"민주주의에서 살 것을 염원하는 것"
'하원의 지팡이' 뜻하는 브로치 달고 등장
"민주주의에서 살 것을 염원하는 것"
'하원의 지팡이' 뜻하는 브로치 달고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되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오늘은 미국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을 보고 민주당 의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펠로시 의장은 의원들에게 조용하라는 듯 손짓을 했다. 이어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며 "오늘은 헌법을 위한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도덕적 용기에 이보다 더 자랑스럽거나 영감을 받을 수 없다"며 "우리는 결코 이 투표를 하라고 채찍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이 투표를 우리나라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비전에 경의를 표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제복을 입은 우리 남녀의 희생, 그리고 항상 민주주의에서 살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염원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러한 행동과 발언을 두고 현지에서는 펠로시의 차분한 특유의 카리스마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펠로시는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정장에 금색 브로치를 달고 등장했다. 미 언론들은 펠로시 의장의 패션을 두고 "장례식을 위한 옷"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멀리서 보면 단검처럼 보이는 브로치를 '힘의 핀'이라고 언급했다. 이 브로치는 건국 13개 주를 상징하는 막대 묶음 위에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 독수리가 앉은 지구본이 얹힌 모양으로 이른바 '하원의 지팡이'로 불린다.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이 브로치를 착용했다.
펠로시 의장은 47세에 하원에 발을 들인 뒤 2010년까지 하원의장을 지냈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장을 지낸 것이다. 이어 8년만인 올해 1월 재임됐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권력서열 3위다.
이번 하원 탄핵 가결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항마 마련에 고민하던 펠로시의 민주당은 트럼프의 공화당을 압박할 카드를 쥐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정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지만,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기지 않을 거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실제 탄핵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탄핵 심판 바통을 이어받는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이 과반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탄핵안이 넘어오는 대로 속전속결로 부결시키고 대선 정국으로 나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지난 18일(현지시간)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을 보고 민주당 의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펠로시 의장은 의원들에게 조용하라는 듯 손짓을 했다. 이어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며 "오늘은 헌법을 위한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도덕적 용기에 이보다 더 자랑스럽거나 영감을 받을 수 없다"며 "우리는 결코 이 투표를 하라고 채찍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이 투표를 우리나라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비전에 경의를 표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제복을 입은 우리 남녀의 희생, 그리고 항상 민주주의에서 살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염원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의 이러한 행동과 발언을 두고 현지에서는 펠로시의 차분한 특유의 카리스마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펠로시는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정장에 금색 브로치를 달고 등장했다. 미 언론들은 펠로시 의장의 패션을 두고 "장례식을 위한 옷"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멀리서 보면 단검처럼 보이는 브로치를 '힘의 핀'이라고 언급했다. 이 브로치는 건국 13개 주를 상징하는 막대 묶음 위에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 독수리가 앉은 지구본이 얹힌 모양으로 이른바 '하원의 지팡이'로 불린다.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이 브로치를 착용했다.
펠로시 의장은 47세에 하원에 발을 들인 뒤 2010년까지 하원의장을 지냈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장을 지낸 것이다. 이어 8년만인 올해 1월 재임됐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권력서열 3위다.
이번 하원 탄핵 가결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항마 마련에 고민하던 펠로시의 민주당은 트럼프의 공화당을 압박할 카드를 쥐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정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지만,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기지 않을 거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실제 탄핵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탄핵 심판 바통을 이어받는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이 과반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탄핵안이 넘어오는 대로 속전속결로 부결시키고 대선 정국으로 나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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