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기소된 사건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배당
정경심 '표창장위조' 두 개 기소사건 모두 한 재판부서 심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에 관한 두 번의 기소 사건을 한 재판부에서 모두 맡아 심리한다.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이 지난 17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사건을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검찰의 병합신청을 고려해 관련 예규에 따라 배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을 앞서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사건과 병합해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정 교수가 2012년 9월 7일자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 9월 6일 밤 정 교수에 대한 조사 없이 기소했다.

이후 정 교수의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인 검찰은 그 내용을 반영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재판부는 이를 불허했다.

위조 날짜가 2012년 9월에서 2013년 6월로 크게 바뀌는 등 기초적 사실관계가 많이 바뀌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에 따라 추가로 확인한 사실관계를 담아 새로 정 교수에 대한 공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기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 불허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같은 내용의 사건으로 두 개의 재판이 한 곳의 재판부에서 진행하는 상황이 현실화했다.

다만 재판부가 두 사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하지는 않은 만큼, 외형상 이중 기소가 된 상황은 아니다.

향후 재판에서 실질적으로 검찰이 제시할 증거는 두 개 사건 가운데 한 사건의 공소사실만을 뒷받침하므로, 앞서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입증이 안 됐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

만에 하나 검찰의 주장대로 이 사건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여 주는 경우 이중 기소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