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지원·배식 봉사…"지역민과 상생하는 게 병원의 역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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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이 좋아지면 병원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갑니다. 양지병원이 있는 서울 관악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결국 우리 병원이 해야 할 역할이죠.”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사진)은 “단순한 사회공익 활동을 벗어나 지역 주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공유가치(CSV)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장 등을 지낸 김 이사장은 1978년 관악구에 김철수내과를 열었다. 1980년 의료기관 규모를 키워 양지병원으로 거듭났고 2013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으로 리모델링했다. 40년간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지난해 고용창출을 가장 많이 한 종합병원으로 꼽혔을 정도로 인력 충원에 신경 쓰고 있다. 300여 병상 규모에 직원 수는 950명에 달한다. 비슷한 병상 규모 병원 직원은 600~700명 정도다. 그는 “직원들이 환자를 따뜻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돌보고 수준 높은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충분히 채용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직원들이 좀 더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공유가치창출(CSV)을 병원 경영에 도입하는 것이 새롭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사회가 발전해야 하고 사회 발전은 다시 기업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서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시민들의 사회·문화적 바람을 해결하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다.”
▷지역사회에서 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원 초기부터 병원의 역할을 고민해왔다. 1970년대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중요한 삶의 원천인 건강마저 빼앗기는 현실을 보며 안타까웠다. 이후 병든 이웃들의 건강권만큼은 보장해주는 볕이 되자고 결심했다. 양지병원이라는 이름도 환자에게 빛과 같은 밝음과 따뜻함을 나눠주는 병원이 되겠다는 뜻이다. 병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소외되고 건강권을 위협받는 주민들에게 따뜻한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사회와 상생해야 하는 병원의 과업이며 의사의 의무다.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일만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마음 후원회도 발족했다.
“사회공헌 전담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10월 후원회를 만들었다. 직원들과 병원에서 기부한 돈으로 사업기금을 마련해 치료비 지원 사업을 했다. 온열질환자 치료비 지원 사업, 배식봉사, 문화체험기회 제공 등 봉사활동도 한다. 직원들이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병원에서 기부하는 ‘1+1기부’ 캠페인을 하고 있다. 1년간 100여 명에게 30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앞으로도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2014년부터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해외 의료진의 의료연수를 맡으면서 국내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2015년 몽골 어린이 환자의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서울 서남부권은 중국인과 중국 동포 거주비율이 높은 곳이다. 러시아와 CIS, 동남아시아 국내 체류자 등도 많이 거주한다. 이들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2014년부터 전담 외국인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진료를 제대로 못 받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2014년부터 서울 중구 광희동에 있는 러시아&몽골 타운을 찾아 나눔진료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 구로구 대림동 중국 동포와 중국인 나눔진료도 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30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도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의료봉사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이탈주민의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2016년부터 4년간 탈북학생 장학금 지원사업을 추진해 올해 상반기까지 2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중소병원이지만 혁신을 이끌어왔다.
“올해 미국 뉴스위크에서 뽑은 100개 한국 최고 병원에 포함됐다. 대학병원, 국공립병원을 제외하면 전국 2위, 서울권 1위다. 전공의들이 자신의 가족을 맡기고 싶은 병원으로도 꼽혔다. 지역민의 생애 주기 건강관리를 목표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0만 명에게 국가검진과 각종 종합검진을 시행했다. 관악구 건강검진 수검률 1위다. 관악구민이 52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주민 전체가 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았다는 의미다. 2011년 문 연 임상연구센터는 내년 초 에이치플러스 의생명연구원으로 확장한다. 연구 전담의 5명과 연구인력 85명이 근무한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을 어떤 병원으로 만들고 싶은가.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의 H는 hope(희망), humanity(인간애), healing(치유)을 가리킨다. 환자와 세상에 희망을 주고 인간존중의 따뜻한 마음으로 치유한다는 뜻이다. 플러스(PLUS)는 ‘더한다, 함께한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신림동 순대골목의 조그마한 동네의원에서 서남부권 대표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원 경쟁구도가 심해지고 의료환경과 병원서비스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는 상황에서 정도를 걷는 자세가 중요하다. 의료진과 직원, 환자,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대한민국 최고 혁신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병원이 아니라 가장 좋은 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과 외국인 의료지원을 위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병원 그 이상의 병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치료 잘하는 ‘좋은 병원’, 언제 어디서든 환자와 함께하는 ‘좋은 의사’로 기억되는 것이 소망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사진)은 “단순한 사회공익 활동을 벗어나 지역 주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공유가치(CSV)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장 등을 지낸 김 이사장은 1978년 관악구에 김철수내과를 열었다. 1980년 의료기관 규모를 키워 양지병원으로 거듭났고 2013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으로 리모델링했다. 40년간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지난해 고용창출을 가장 많이 한 종합병원으로 꼽혔을 정도로 인력 충원에 신경 쓰고 있다. 300여 병상 규모에 직원 수는 950명에 달한다. 비슷한 병상 규모 병원 직원은 600~700명 정도다. 그는 “직원들이 환자를 따뜻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돌보고 수준 높은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충분히 채용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직원들이 좀 더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공유가치창출(CSV)을 병원 경영에 도입하는 것이 새롭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사회가 발전해야 하고 사회 발전은 다시 기업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서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시민들의 사회·문화적 바람을 해결하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다.”
▷지역사회에서 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원 초기부터 병원의 역할을 고민해왔다. 1970년대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중요한 삶의 원천인 건강마저 빼앗기는 현실을 보며 안타까웠다. 이후 병든 이웃들의 건강권만큼은 보장해주는 볕이 되자고 결심했다. 양지병원이라는 이름도 환자에게 빛과 같은 밝음과 따뜻함을 나눠주는 병원이 되겠다는 뜻이다. 병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소외되고 건강권을 위협받는 주민들에게 따뜻한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사회와 상생해야 하는 병원의 과업이며 의사의 의무다.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일만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마음 후원회도 발족했다.
“사회공헌 전담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10월 후원회를 만들었다. 직원들과 병원에서 기부한 돈으로 사업기금을 마련해 치료비 지원 사업을 했다. 온열질환자 치료비 지원 사업, 배식봉사, 문화체험기회 제공 등 봉사활동도 한다. 직원들이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병원에서 기부하는 ‘1+1기부’ 캠페인을 하고 있다. 1년간 100여 명에게 30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앞으로도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2014년부터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해외 의료진의 의료연수를 맡으면서 국내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2015년 몽골 어린이 환자의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서울 서남부권은 중국인과 중국 동포 거주비율이 높은 곳이다. 러시아와 CIS, 동남아시아 국내 체류자 등도 많이 거주한다. 이들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2014년부터 전담 외국인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진료를 제대로 못 받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2014년부터 서울 중구 광희동에 있는 러시아&몽골 타운을 찾아 나눔진료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 구로구 대림동 중국 동포와 중국인 나눔진료도 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30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도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의료봉사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이탈주민의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2016년부터 4년간 탈북학생 장학금 지원사업을 추진해 올해 상반기까지 2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중소병원이지만 혁신을 이끌어왔다.
“올해 미국 뉴스위크에서 뽑은 100개 한국 최고 병원에 포함됐다. 대학병원, 국공립병원을 제외하면 전국 2위, 서울권 1위다. 전공의들이 자신의 가족을 맡기고 싶은 병원으로도 꼽혔다. 지역민의 생애 주기 건강관리를 목표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0만 명에게 국가검진과 각종 종합검진을 시행했다. 관악구 건강검진 수검률 1위다. 관악구민이 52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주민 전체가 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았다는 의미다. 2011년 문 연 임상연구센터는 내년 초 에이치플러스 의생명연구원으로 확장한다. 연구 전담의 5명과 연구인력 85명이 근무한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을 어떤 병원으로 만들고 싶은가.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의 H는 hope(희망), humanity(인간애), healing(치유)을 가리킨다. 환자와 세상에 희망을 주고 인간존중의 따뜻한 마음으로 치유한다는 뜻이다. 플러스(PLUS)는 ‘더한다, 함께한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신림동 순대골목의 조그마한 동네의원에서 서남부권 대표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원 경쟁구도가 심해지고 의료환경과 병원서비스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는 상황에서 정도를 걷는 자세가 중요하다. 의료진과 직원, 환자,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대한민국 최고 혁신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병원이 아니라 가장 좋은 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과 외국인 의료지원을 위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병원 그 이상의 병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치료 잘하는 ‘좋은 병원’, 언제 어디서든 환자와 함께하는 ‘좋은 의사’로 기억되는 것이 소망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