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골드' 선점 나선 수자원公…내년 조지아 수력발전소 착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지아 최대 국책 사업인 '넨스크라 댐' 예정지 가보니…
1.2兆 투입해 건설…36년간 운영
사회공헌·일자리 창출로 주민 설득
"新북방 정책, 민관협력 마중물"
1.2兆 투입해 건설…36년간 운영
사회공헌·일자리 창출로 주민 설득
"新북방 정책, 민관협력 마중물"
“넨스크라 댐이 건설되면 조지아에서 두 번째로 큰 댐이 될 겁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사업을 한국수자원공사 등 한국 기업이 맡아줘 든든합니다.”(나텔라 투르나바 조지아 경제·지속개발부 장관)
‘블루골드(blue gold)’. 석유를 칭하는 ‘블랙골드(black gold)’에 빗대 급성장하는 물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글로벌 물 시장은 2017년 기준 7252억달러(약 870조원) 규모로 2020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안정적 물 관리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세계 물 시장의 약 50%를 선점한 가운데 한국은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착공을 앞둔 ‘조지아 최대 국책 사업’ 넨스크라 수력발전 건설사업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이 사업은 10억5380만달러(약 1조2000억원)짜리 프로젝트로 수자원공사가 건설과 운영관리(36년)를 맡는다. 수자원공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사업이다.
○사회공헌·일자리 창출로 지역주민 설득
지난 20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차로 9시간을 달려 찾은 넨스크라 수력발전소 예정지. 이곳은 만년설이 내려앉은 코카서스산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시내에서 가파른 절벽 사이 산길을 2시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고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굴삭기 등이 예비 공사를 위해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바쁘게 오가며 굉음을 냈다.
넨스크라 사업은 2025년까지 조지아 북서부 넨스크라강 유역에 280㎿ 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산과 산 사이에 폭 870m 댐을 지어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수자원공사가 건설 후 36년간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 뒤 조지아 정부에 시설을 이관하는 ‘건설·운영 후 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된다. 2012년 조지아 정부가 수자원공사에 사업 참여를 제안했고 2015년 특수목적법인(JSC Nenskra Hydro)을 설립했다.
진행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지난해 여름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총으로 공사 관계자들을 위협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공사비에 대한 의견차로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이탈리아 건설기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하자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잇단 악재로 움츠러들었던 사업은 지난달 현대건설과 터키 리막의 합작회사가 EPC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조지아 정부도 격주로 경제·지속개발부 차관 주재의 공정회의를 여는 등 사업 추진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내년 2월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완공 후 36년간 연평균 600억원 이상의 배당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PC 재선정 작업이 이뤄지는 1년여간 수자원공사는 흉가처럼 방치돼 있던 마을 보건소를 재건하고 의료봉사를 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을 설득해나갔다. 또 공사 과정에서 이들 주민을 적극 고용하기로 했다.
○“新북방 정책, 민관협력 마중물 될 것”
넨스크라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한·조지아 간 민관협력의 우수 모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지아는 겨울철 난방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력난 때문에 터키 러시아 등 인근 국가에서 매년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조지아는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투르나바 장관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조지아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긴요한 과제”라며 “내년 1월께 실시협약(IA) 개정 작업 등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18~19일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넨스크라 사업은 한국 공기업이 새로운 해외 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민간기업에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민관협력의 우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新)북방 정책, 민관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빌리시·메스티아=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블루골드(blue gold)’. 석유를 칭하는 ‘블랙골드(black gold)’에 빗대 급성장하는 물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글로벌 물 시장은 2017년 기준 7252억달러(약 870조원) 규모로 2020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안정적 물 관리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세계 물 시장의 약 50%를 선점한 가운데 한국은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착공을 앞둔 ‘조지아 최대 국책 사업’ 넨스크라 수력발전 건설사업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이 사업은 10억5380만달러(약 1조2000억원)짜리 프로젝트로 수자원공사가 건설과 운영관리(36년)를 맡는다. 수자원공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사업이다.
○사회공헌·일자리 창출로 지역주민 설득
지난 20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차로 9시간을 달려 찾은 넨스크라 수력발전소 예정지. 이곳은 만년설이 내려앉은 코카서스산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시내에서 가파른 절벽 사이 산길을 2시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고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굴삭기 등이 예비 공사를 위해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바쁘게 오가며 굉음을 냈다.
넨스크라 사업은 2025년까지 조지아 북서부 넨스크라강 유역에 280㎿ 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산과 산 사이에 폭 870m 댐을 지어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수자원공사가 건설 후 36년간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 뒤 조지아 정부에 시설을 이관하는 ‘건설·운영 후 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된다. 2012년 조지아 정부가 수자원공사에 사업 참여를 제안했고 2015년 특수목적법인(JSC Nenskra Hydro)을 설립했다.
진행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지난해 여름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총으로 공사 관계자들을 위협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공사비에 대한 의견차로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이탈리아 건설기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하자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잇단 악재로 움츠러들었던 사업은 지난달 현대건설과 터키 리막의 합작회사가 EPC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조지아 정부도 격주로 경제·지속개발부 차관 주재의 공정회의를 여는 등 사업 추진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내년 2월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완공 후 36년간 연평균 600억원 이상의 배당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PC 재선정 작업이 이뤄지는 1년여간 수자원공사는 흉가처럼 방치돼 있던 마을 보건소를 재건하고 의료봉사를 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을 설득해나갔다. 또 공사 과정에서 이들 주민을 적극 고용하기로 했다.
○“新북방 정책, 민관협력 마중물 될 것”
넨스크라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한·조지아 간 민관협력의 우수 모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지아는 겨울철 난방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력난 때문에 터키 러시아 등 인근 국가에서 매년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조지아는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투르나바 장관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조지아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긴요한 과제”라며 “내년 1월께 실시협약(IA) 개정 작업 등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18~19일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넨스크라 사업은 한국 공기업이 새로운 해외 시장을 먼저 개척하고 민간기업에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민관협력의 우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新)북방 정책, 민관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빌리시·메스티아=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