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교도소 이전 후 합장묘 2기 조성, 61기 안치
봉분 흙더미 속에서 미확인 유골 40여구 더 나와
기록 없는 유골 나온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합장묘
신원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합장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합동감식반과 5·18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골이 발견된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는 개인 묘 50기·합장묘 2기가 조성돼 있다.

개인 묘 50기는 1972년 5월부터 1995년 9월까지 조성된 것으로, 묘지 이장을 하기 위한 파묘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합장묘 2기 가운데 1기는 1975년 12월 11일 만들어져 20구의 유골을 안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마찬가지로 파묘 과정에서 기록과 다른 부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곳은 나머지 합장묘 1기이다.

이곳은 1971년 4월 21일 만들어졌는데 광주시 동구 동명동에 있던 옛 광주교도소가 같은 해 7월 이곳으로 이전한 것을 고려하면 건물 신축 과정에서 함께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41구의 유골이 안치됐다고 기록돼 있다.

기록에 나온 유골은 동명동에서 교도소를 옮겨 올 때 그곳에 있던 무연고자 유해를 합장한 유골들이다.

무연고자가 교도소에서 사망한 뒤 2년 이내 시신을 인도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규정에 따라 유해를 화장하거나 합장한다.
기록 없는 유골 나온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합장묘
41구가 안치됐다는 기록과는 달리 이 합장묘에서는 유골 80여구가 나왔다.

40여구는 땅속에 만들어진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나머지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 합장묘 봉분 흙더미에서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흙더미 속에서 마구잡이로 뒤엉켜 발견된 유골이 5·18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곳은 군 기록과 관련 증언 등으로 계엄군이 희생자를 암매장한 곳으로 꼽혀오던 곳이다.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흙더미에서 발견된 유골과 그 아래 콘크리트 안에서 발견된 유골 중 어떤 것이 법무부 기록 유골인지 아직 알 수 없다"며 "5·18 연관성이 있는지 유전자 검사 등 정밀 감식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 없는 유골 나온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합장묘
맨눈으로 1차 검시를 한 합동감식반은 발견 장소와 부위별로 유골 80여구를 모두 분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정밀 감식을 할 예정이다.

분류 작업 중 흙더미에서 발견된 유골 가운데 두개골에 구멍이 있는 유골과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두개골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것"이라며 "감식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되 속단하지 않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