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마지막 대국서 치열한 전투…복기도 꼼꼼하게
승부사 이세돌 9단다웠다.

자신의 마지막 대국에서 인공지능(AI)에 끈질기게 싸움을 걸었다.

이세돌은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3국에서 181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세돌의 마지막 대국이었다.

1·2국에서 한돌과 1승 1패를 기록한 이세돌은 3국을 앞두고 "이세돌다운 바둑을 두겠다"고 예고했다.

이세돌은 다소 허무하게 끝난 1·2국에 만족하지 않았다.

1국은 이세돌의 '78수'에 한돌이 너무 쉽게 무너졌다.

2국에서는 이세돌이 초반 실수를 연발해 자멸했다.

이세돌은 마지막 3국에서 특유의 전투력으로 한돌을 괴롭혔다.

3국을 지켜본 유창혁 9단은 K바둑 해설에서 "이번 시리즈 처음으로 치열한 전투가 나왔다.

3번기 중 가장 재밌는 경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국 초반 우하귀에서 한돌이 절묘한 39수를 놓자, 이세돌은 40수로 한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창혁은 "한돌이 찾지 못한 수를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당시 이세돌의 승률은 90% 언저리로 치솟았다.
이세돌, 마지막 대국서 치열한 전투…복기도 꼼꼼하게
하지만 유창혁은 "이세돌이 전투에서 너무 잘 두고 있다"면서도 "시간을 많이 쓴 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돌은 인공지능답게 차분히 추격했다.

좌상귀에서 우세를 빼앗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세돌은 초읽기에 몰렸다.

이세돌은 몇 차례 승부수를 던졌지만 한돌의 견고함을 무너뜨리지 못했고, 결국 돌을 던졌다.

이세돌은 패배 확정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마지막 대국 복기에 공을 들였다.

친형 이상훈 9단과 열띤 토론을 벌이며 대국 내용을 되짚었다.

대국 후 기자회견에서 이세돌은 "오늘은 정말 마지막이다 보니 재밌는 바둑을 두려고 노력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인공지능인 한돌을 자신의 은퇴 기념 대국 상대로 지목한 것도, 그 대국을 '치수 고치기'로 벌이는 것 자체도 이세돌다운 선택이었다.

이세돌은 이번 3번기로 자신과 한돌의 치수를 조절하면서 둘의 정확한 실력 차를 정의하고자 했다.

이번 치수 고치기 대국은 이세돌과 한돌의 치수가 3점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끝났다.

이세돌은 "지금 정도(2점)가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은 1억5천만원의 기본 대국료에 1승을 할 때마다 5천만원의 승리 상금을 받는다.

대국이 1승 2패로 끝나면서 이세돌은 2억원을 받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