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미국과 중국이 1차 무역합의에 도달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교역량이 회복되면서 2년 가까이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걷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와 조선, 석유화학 등 경기민감주가 증시 반등을 이끌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5%로 1969년 이후 5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는 데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와 유예에 나설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1.7%에서 1.8%로, 중국은 5.7%에서 5.9%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아시아 증시도 들썩이고 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지난 17일 12,000선을 돌파했다.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업황 회복이 원동력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

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대만 증시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반도체가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1년 신고가를 연달아 경신했다.

대표적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에쓰오일 등은 이달 들어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반등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종은 반등폭은 크지 않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늘면서 수급 불안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이 올랐는데도 투자 유망 업종으로 경기민감주를 지목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동안 부진 요인으로 꼽혔던 과잉공급 현상이 해소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경기민감주는 연말을 저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며 반도체, 조선, 2차전지 등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