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기습 파업’에 들어간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에 ‘노노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노조의 파업 선언 바로 다음 날 상당수 조합원이 특근을 위해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예정에 없던 특근을 시행했다. 전날 저녁 노조가 갑작스럽게 파업에 들어가자 생산 차질을 우려한 회사가 급히 생산 계획을 조정한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1일 직원 680명이 부산공장에 출근해 차량 150대를 생산했다”며 “특근 참여자 중 노조원은 500~600명으로 전체 노조원(1700여 명)의 30%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23일 이후에는 파업 불참자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 안팎에서는 강경 투쟁을 고집하는 노조 집행부와 실리를 중시하는 조합원 사이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노조는 연말까지 파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음달 5일까지 특근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내렸다. 사측이 제시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안에 기본급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생산절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르노삼성의 생산량은 약 15만 대다. 연간 생산량이 지난해(21만 대)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내년 3월 종료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