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이인성 '가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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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천재 화가 이인성(1912~1950)은 1950년 술에 취해 귀가하던 중 어이없게 숨지고 말았다. 검문하던 경찰관의 총기 오발이 근대기 회화를 정점에서 이끌던 그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그의 나이는 39세였다.
‘조선의 지보(至寶)’, ‘화단의 귀재(鬼才)’ 등으로 불린 그는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조선적 황토색 계통의 유화 작품들은 그가 색채감각이 뛰어나고 재능 있는 화가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그의 1934년 작 ‘가을 어느 날’은 향토색을 가장 잘 표현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1933년 8월 대구에서 찍은 사진 속 두 여동생의 이미지와 한적한 가을 풍경을 접목해 현란한 색채로 재구성했다.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 여인은 가을 하늘이 펼쳐진 들판에 젖가슴을 드러낸 채 서 있고,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단발머리 소녀는 힘없이 축 늘어진 해바라기와 옥수수, 갈대를 바라보고 있다. 황톳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정녕 가을 들녘인데 두 사람의 옷차림은 무더운 여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연약한 여인과 소녀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전근대적 이미지로 고착한 작품이란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조선의 지보(至寶)’, ‘화단의 귀재(鬼才)’ 등으로 불린 그는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조선적 황토색 계통의 유화 작품들은 그가 색채감각이 뛰어나고 재능 있는 화가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그의 1934년 작 ‘가을 어느 날’은 향토색을 가장 잘 표현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1933년 8월 대구에서 찍은 사진 속 두 여동생의 이미지와 한적한 가을 풍경을 접목해 현란한 색채로 재구성했다.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 여인은 가을 하늘이 펼쳐진 들판에 젖가슴을 드러낸 채 서 있고,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단발머리 소녀는 힘없이 축 늘어진 해바라기와 옥수수, 갈대를 바라보고 있다. 황톳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정녕 가을 들녘인데 두 사람의 옷차림은 무더운 여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연약한 여인과 소녀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전근대적 이미지로 고착한 작품이란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