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속 성장 둔화 전망…올해 스마트폰 2억3천만대 출시
런정페이 "美 제재에도 살아남는다…내년 와서 살아있는지 봐라"
中화웨이 런정페이 "내년 매출 10% 증가 예상"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내년 자사의 양적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화웨이에 따르면 런 회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2020년에도 반드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성장 폭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보수적으로 봤을 때 2020년 10% 안팎의 (매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지난 10월 성장률이 17%로 내려왔다고 공개했다.

이미 발표된 화웨이의 올해 1∼3분기 매출액은 6천108억 위안(약 101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4.4% 증가했다.

또 작년 화웨이의 매출액은 7천212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19.5% 증가한 바 있다.

런 회장은 그러나 미국의 제재에도 자사의 발전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화웨이는 매우 잘 살아남을 것"이라며 "내년에 다시 와서 우리가 아직도 살아있는지 보라"고 큰소리를 쳤다.

지난 5월부터 본격화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미국산 반도체와 안드로이드 같은 소프트웨어 구매가 어려워졌다.

이에 화웨이는 부품 국산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는 있지만 정식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설치되지 못한 스마트폰을 유럽과 남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팔지 못해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애국 소비' 열풍에 힘입어 해외 판매 부족분을 대부분 보충하고는 있지만 미국의 제재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한 퇴직자의 억울한 옥살이 사연이 알려져 중국인들 사이에서 화웨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고조된 점도 자국민의 '애국 소비'에 기대는 화웨이에는 돌발 악재다.

한편 신랑(新浪)과기 등 매체에 따르면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내부 회의에서 올해 자사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3천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화웨이의 올해 1∼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8천500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화웨이는 당초 올해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이 같은 목표는 현실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