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정치권에 "가장 약한 이들 대변자 돼야"
개신교 "기쁨과 설렘으로 예수님 모시자…그리스도 정신 이 땅에 모시자"
구세군, 문체부와 거리 모금…조계종 '성탄트리' 점등·'울지마톤즈2' 시사회
종교계 성탄절 축하메시지…"예수님과 함께 정의와 평화를"
25일 성탄절을 앞둔 종교계에서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성탄 의미를 되새기는 메시지와 함께 뜻깊은 행사가 펼쳐진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3일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먹이 그릇인 구유에 아기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은 구세주께서 먹히는 존재가 되셨고, 인간과 세상을 위한 구원의 희생을 준비하고 계심을 암시한다"면서 "그만큼 하느님은 인간을 사랑하신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대화와 공존의 노력보다는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반목과 대립을 반복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만든다"면서 "주님께서 알려주신 이 사랑에 세상의 불안과 불신, 불목과 다툼을 해결할 모든 해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앙공동체에는 "솔선수범해서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도 사랑을 나누고 증거하자"고 주문했다.

염 추기경은 연말까지도 갈등을 반복하는 정치권을 향해 "사회와 국민의 삶의 문제를 다루는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과 역할은 막중하다"며 "먼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자들은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 있고 끈기 있게 대화를 지속해주시기 바란다.

자신들의 이익보다 먼저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특히 가장 약하고 상처받고 힘없는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25일 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와 당일 정오에 있을 대축일 낮 미사를 집전한다.

25일 0시 미사에 앞서서는 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아기예수를 말구유에 안치하는 예식인 '구유 예절' 등이 있을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최근 성탄 메시지를 내 "가장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셔서 정의와 평화의 새 세상을 여신 예수님을 우리 모두 기쁨과 설렘으로 온전히 마음에 모시자"고 반겼다.

이 단체는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2020년을 하나님의 은총의 해 '희년(Jubilee)'으로 선포하고, 분단과 냉전의 '바빌론 포로기'가 끝났음을 세계만방에 선언하려 한다"며 "우리 함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고 만물의 생명이 풍성함을 누리는 평화공존 한반도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믿음으로 선포하자"고 제안했다.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도 '2019 성탄절 메시지'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공의와 섬김과 빛의 정신이 이번 성탄에 온 누리에 회복이 돼야 한다"며 "탄생하신 예수님은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들의 친구로 그들을 돌아보는 삶을 사셨다.

겸손한 그리스도의 정신이 이 땅에 이뤄지는 성탄이 되길 소원한다"고 희망했다.

거리 모금 활동을 펼치는 구세군 한국군국은 23일 오후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나눔 행사를 연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은 직접 자선냄비 모금 활동에 참여해 성금을 기탁하고 봉사에도 참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0일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각 종단 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성탄 트리를 점등했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승려 9명이 동안거 수행을 하는 위례신도시 상월선원에서는 24일 '남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생전 기록을 담은 '울지마 톤즈 2:슈크란 바바' 시사회가 열려 성탄 의미를 더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