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미국 본사가 계약해 일본법인 수익 낮게 유지
사업 제약·디지털 과세 논의 등 고려해 전략 수정한 듯
아마존 '일본서 절세' 전략 포기…2년간 3천억원 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일본에서 세금을 적게 내는 전략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아마존은 일본 내 판매로 발생하는 매출을 미국 법인의 실적으로 처리해 세금이 적게 나오도록 했으나 이로 인한 사업 제약을 극복하고 디지털 과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 방침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일본 내 판매액을 일본 법인인 아마존 저팬의 매출에 계상하기로 방침을 바꿨으며 이에 따라 2017년과 2018년 2년간 300억엔(약3천184억원)에 가까운 법인세를 납부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밝혔다.

이전에 아마존은 일본 내 사업을 위해 미국 법인이 일본 거래처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아마존 저팬은 미국 모회사로부터 업무 위탁 보수를 받는 형식이었다.

이는 일본 법인의 수익을 낮게 유지하고 일본에서 세금도 적게 내는 전략이다.

아마존 저팬의 실적은 통상 공개되지 않으나 유일하게 실적이 공개된 2014년의 경우 매출액 316억엔, 법인세가 4억엔이었다.

미국 본사 자료에 의하면 2014년 일본 사업 매출액은 79억달러(약 8천600억엔)에 달했다.

일본 법인의 장부상 매출액이 일본 내 실제 판매액보다 훨씬 적게 잡히도록 설계해 세금을 줄인 셈이다.

아마존이 일본에서 세금을 더 내기로 한 것은 사업 확장 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은 일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교도는 분석했다.

외국 법인이 계약의 주체인 경우 일본에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판매 사업에 참여할 수 없고 여타 사업에서도 제약이 있다.

아울러 아마존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디지털세 과세 논의를 먼저 수용해 방침을 전환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본 내 납세액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아마존닷컴은 "아마존은 일본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내야 할 의무가 있는 세금을 내고 있다"고 반응했다.

아마존은 과거 일본에서 돈벌이하면서 세금은 제대로 안 낸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본 세무 당국은 아마존 저팬이 실질적인 사업 주체임에도 세금을 과소 신고했다고 판단해 2009년에 약 140억엔의 추징 과세를 했다.

하지만 아마존 저팬 측은 일본 내에 항구적인 시설이 없으며 미국 모회사를 보조하는 업무밖에 하지 않았으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미일 조세조약에 따라 양국 정부가 협의한 끝에 아마존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