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보다 빛나는 '온정의 손길'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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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따뜻한 나눔
연말을 맞아 전국 기업체와 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주 52시간 근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각계각층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변화가 예상됐다. 여기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국내 500대 기업의 기부 금액이 전년보다 5% 이상, 20대 대기업은 15%가량 줄었다는 보고도 있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기업의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졌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좁은 의미로는 단순히 기업 이윤 가운데 일부를 사회에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넓게 보면 기업이 보유한 재능과 능력, 재원 등을 이용해 공익적인 활동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광범위한 활동까지 포함한다.
특징적인 것은 이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자체의 필요를 적극 수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고, 연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의례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필요를 고려한 재능 기부나 기업·기관의 특징을 살린 사회공헌으로 변해가는 추세다.
○다양해진 사회공헌 활동, 전국 달궜다
올 한 해 대전 지역에서는 한국철도(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철도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공헌이 돋보였다. 한국철도는 ‘2019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시상식에서 일자리 창출 부문 사회부총리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철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철도기술자격증 무상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다양한 철도시설 공간을 사회적 가치 실현 공간으로 바꿔 주목받았다. 옛 서울역 민자역사 유휴공간에 공유주방을 설치하고, 외식업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서울시와 연계해 생계형 예비창업자가 외식 분야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경춘선 평내호평역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자녀를 위해 ‘제1호 철도역사 어린이집’을 오픈했고, 도심지 철도 교량 하부 공간에는 창업공간(스테이션-G)을 만들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부산에서는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이 두드러졌다. BNK부산은행은 청소년의 안전을 위해 가방 안전덮개를 제공하고 어려운 이웃돕기 활동을 펼쳤다. 부산금융단지에 입주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술보증기금도 청소년 및 일반인, 교사들의 금융교육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갔다.
인천시는 올해 사회적 협동조합과 계약을 맺고 퇴직한 만 50세 이상 107명의 신중년을 사회적 기업에 재취업시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도록 도왔다. 중장년들은 경력에 따라 경영전략, 마케팅 홍보, 인사노무, 재무회계, 법률 법무 등 13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인천 지역의 주요 기관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사회공헌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달 16일 ‘인천 사회적 경제 활성화 공동기금 확대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기금 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까지 15억원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상남도는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올 한 해 도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지게 하는 데 집중했다. 눈길을 끈 사회공헌 활동은 소외 노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사랑의 구르미카’, 폐자원 수집 노인을 위한 ‘사랑의 리어카’, 저소득 아동의 쾌적한 학습환경을 위한 ‘에코큐브’ 등이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기업 내 전문 기능인의 관심과 고민이 임직원의 손길을 거쳐 지역사회에 전달되도록 했다.
○환경 등 공익적 가치 확산 계기
지자체와 기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은 문화와 예술, 환경 등 소외되기 쉬운 지역 내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이진식)과 아시아문화원(원장 이기표)은 문화·예술사업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문화 나눔 행사와 공연 제작, 청소년 문화복지 증진, 문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광주·전남 지역의 사회복지 실현에 기여했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아시아문화원은 광주전남 사회공헌대상에서 종합대상(광주광역시장상)을 받았다.
경남 창원의 한화파워시스템이 선보인 ‘에코큐브사업’은 미세먼지, 환경오염과 관련해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는 아동들의 쾌적한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다. 미세먼지 노출 빈도가 많은 저소득 아동 가정과 지역아동센터에 밀폐된 환경의 공기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DIY형 공기청정기를 제작해 지원했다. 도면 제작과 조립, 전달 등 일련의 과정에 기업 임직원이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진행해 기술·기능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경기도 내 서민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도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일회용품으로 화분을 만들어 실내 미세먼지 줄이기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매년 11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빵 나눔 행사는 5년이 지나면서 국수 나눔, 빨래세탁 나눔 등으로 진화해 이 회사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충북 진천군은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활용, 사회공헌 활동에 지방복지 모델을 접목한 ‘생거진천형’ 정책을 선보였다. 마을이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을 명예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위촉해 주거환경 개선과 식료품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노인들의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같은 다양한 생활형 복지정책도 운영 중이다.
대구상공회의소 사회공헌위원회(회장 김상태) 소속 기업들은 지역 내 독서 분위기 확산을 위해 2015년부터 대구교육청의 인문도서 기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올해까지 기부한 금액은 7억3100만원, 수혜 학교는 261곳에 달한다. 김해연 기자/전국종합 haykim@hankyung.com
기업 사회공헌 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좁은 의미로는 단순히 기업 이윤 가운데 일부를 사회에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넓게 보면 기업이 보유한 재능과 능력, 재원 등을 이용해 공익적인 활동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광범위한 활동까지 포함한다.
특징적인 것은 이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자체의 필요를 적극 수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고, 연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의례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필요를 고려한 재능 기부나 기업·기관의 특징을 살린 사회공헌으로 변해가는 추세다.
○다양해진 사회공헌 활동, 전국 달궜다
올 한 해 대전 지역에서는 한국철도(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철도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공헌이 돋보였다. 한국철도는 ‘2019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시상식에서 일자리 창출 부문 사회부총리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철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철도기술자격증 무상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다양한 철도시설 공간을 사회적 가치 실현 공간으로 바꿔 주목받았다. 옛 서울역 민자역사 유휴공간에 공유주방을 설치하고, 외식업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서울시와 연계해 생계형 예비창업자가 외식 분야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경춘선 평내호평역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자녀를 위해 ‘제1호 철도역사 어린이집’을 오픈했고, 도심지 철도 교량 하부 공간에는 창업공간(스테이션-G)을 만들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부산에서는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이 두드러졌다. BNK부산은행은 청소년의 안전을 위해 가방 안전덮개를 제공하고 어려운 이웃돕기 활동을 펼쳤다. 부산금융단지에 입주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술보증기금도 청소년 및 일반인, 교사들의 금융교육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갔다.
인천시는 올해 사회적 협동조합과 계약을 맺고 퇴직한 만 50세 이상 107명의 신중년을 사회적 기업에 재취업시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도록 도왔다. 중장년들은 경력에 따라 경영전략, 마케팅 홍보, 인사노무, 재무회계, 법률 법무 등 13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인천 지역의 주요 기관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사회공헌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달 16일 ‘인천 사회적 경제 활성화 공동기금 확대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기금 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까지 15억원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상남도는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올 한 해 도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지게 하는 데 집중했다. 눈길을 끈 사회공헌 활동은 소외 노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사랑의 구르미카’, 폐자원 수집 노인을 위한 ‘사랑의 리어카’, 저소득 아동의 쾌적한 학습환경을 위한 ‘에코큐브’ 등이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기업 내 전문 기능인의 관심과 고민이 임직원의 손길을 거쳐 지역사회에 전달되도록 했다.
○환경 등 공익적 가치 확산 계기
지자체와 기업체의 사회공헌 활동은 문화와 예술, 환경 등 소외되기 쉬운 지역 내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이진식)과 아시아문화원(원장 이기표)은 문화·예술사업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문화 나눔 행사와 공연 제작, 청소년 문화복지 증진, 문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광주·전남 지역의 사회복지 실현에 기여했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아시아문화원은 광주전남 사회공헌대상에서 종합대상(광주광역시장상)을 받았다.
경남 창원의 한화파워시스템이 선보인 ‘에코큐브사업’은 미세먼지, 환경오염과 관련해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는 아동들의 쾌적한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다. 미세먼지 노출 빈도가 많은 저소득 아동 가정과 지역아동센터에 밀폐된 환경의 공기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DIY형 공기청정기를 제작해 지원했다. 도면 제작과 조립, 전달 등 일련의 과정에 기업 임직원이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진행해 기술·기능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경기도 내 서민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도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일회용품으로 화분을 만들어 실내 미세먼지 줄이기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매년 11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사랑의 빵 나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빵 나눔 행사는 5년이 지나면서 국수 나눔, 빨래세탁 나눔 등으로 진화해 이 회사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충북 진천군은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활용, 사회공헌 활동에 지방복지 모델을 접목한 ‘생거진천형’ 정책을 선보였다. 마을이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을 명예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위촉해 주거환경 개선과 식료품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노인들의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같은 다양한 생활형 복지정책도 운영 중이다.
대구상공회의소 사회공헌위원회(회장 김상태) 소속 기업들은 지역 내 독서 분위기 확산을 위해 2015년부터 대구교육청의 인문도서 기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올해까지 기부한 금액은 7억3100만원, 수혜 학교는 261곳에 달한다. 김해연 기자/전국종합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