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들여 수명 늘려놓고…월성 1호기 결국 '조기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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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표결로 영구정지
감사원 감사 중 결정 논란
감사원 감사 중 결정 논란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영구정지가 확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정부의 탈(脫)원전 코드에 맞춰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데도 최종 결정이 내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월성 1호기 운영 변경 허가안(영구정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참석 위원 7명 가운데 찬성 5, 반대 2의 표결로 처리됐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다. 2012년 30년 설계수명이 완료되자 정부는 이를 2022년 11월까지 10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탈원전 정책을 표방하면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수명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수원은 올 6월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원안위에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월성 1호기의 노후 설비 교체 등 수명 연장을 위해 투입된 안전보강 비용은 7235억원이다.
국회는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 등에 문제가 있다며 올 9월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고,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병령 비상임위원(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수원이 경제성 과소 평가 여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심의해도 늦지 않다”며 “원안위의 이번 결정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비판했다.감사원 감사 중인데
'脫원전 코드' 원안위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구정지 최종 확정으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에서 영구정지되는 두 번째 원전이 됐다. 올해 2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을 신청한 지 10개월 만이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여부를 두고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날 원안위 전체 회의에서도 조기폐쇄 여부를 두고 위원들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월, 11월 두 차례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을 안건으로 채택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보류한 바 있다.
찬성 측은 사업자인 한수원이 경제성 등을 판단해 영구정지를 신청했고, 한수원의 실시계획에 안전상 미비점이 없으므로 영구정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표를 던진 진상현 비상임위원(경북대 행정학부 교수)은 “원안위는 안전성을 판단하는 기구인 만큼 월성 1호기의 영구 정지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만 판단하면 된다”며 “한수원의 조기 폐쇄 결정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수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고 수명이 남은 국가적 자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측 의견도 나왔다. 이병령 비상임위원(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한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는 축소됐고, 이에 대한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7000억원 넘게 이미 투입해 수명을 늘려놓은 국가자산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월성 1호기 영구정지는 표결로 처리됐다.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자 진상현 비상임위원이 표결을 제안한 것이다. 재적 위원 7명 중 이병령 위원을 제외한 6명이 표결에 찬성했다. 원안위법상 재적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표결이 가능하다. 원안위는 엄재식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되지만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의 변호사를 맡은 이력이 있는 김호철 비상임위원은 회피신청을 통해 이번 논의에 불참했다.
7명 중 5명(엄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장찬동·진상현 비상임위원)은 영구정지에 찬성했다. 나머지 2명(이병령·이경우 비상임위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
표결 후 엄 위원장은 “지금까지 문제가 된 한수원의 배임 등은 안전성 심사 단계에서의 규제 시스템과는 다른 부분”이라며 “원전의 재가동 여부나 추가 투입비 7000억원 등은 우리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안위의 최종 결정으로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행정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문제는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한 결정에 배임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감사원이 이 문제를 감사하고 있어 경제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감사원이 ‘경제성이 축소됐다’고 결론 내면 월성 1호기 영구정지는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월성 1호기 운영 변경 허가안(영구정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참석 위원 7명 가운데 찬성 5, 반대 2의 표결로 처리됐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다. 2012년 30년 설계수명이 완료되자 정부는 이를 2022년 11월까지 10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탈원전 정책을 표방하면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수명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수원은 올 6월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원안위에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월성 1호기의 노후 설비 교체 등 수명 연장을 위해 투입된 안전보강 비용은 7235억원이다.
국회는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 등에 문제가 있다며 올 9월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고,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병령 비상임위원(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수원이 경제성 과소 평가 여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심의해도 늦지 않다”며 “원안위의 이번 결정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비판했다.감사원 감사 중인데
'脫원전 코드' 원안위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구정지 최종 확정으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에서 영구정지되는 두 번째 원전이 됐다. 올해 2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을 신청한 지 10개월 만이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여부를 두고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이날 원안위 전체 회의에서도 조기폐쇄 여부를 두고 위원들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월, 11월 두 차례 월성 1호기 영구정지안을 안건으로 채택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보류한 바 있다.
찬성 측은 사업자인 한수원이 경제성 등을 판단해 영구정지를 신청했고, 한수원의 실시계획에 안전상 미비점이 없으므로 영구정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표를 던진 진상현 비상임위원(경북대 행정학부 교수)은 “원안위는 안전성을 판단하는 기구인 만큼 월성 1호기의 영구 정지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만 판단하면 된다”며 “한수원의 조기 폐쇄 결정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수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고 수명이 남은 국가적 자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측 의견도 나왔다. 이병령 비상임위원(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한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는 축소됐고, 이에 대한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7000억원 넘게 이미 투입해 수명을 늘려놓은 국가자산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월성 1호기 영구정지는 표결로 처리됐다.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자 진상현 비상임위원이 표결을 제안한 것이다. 재적 위원 7명 중 이병령 위원을 제외한 6명이 표결에 찬성했다. 원안위법상 재적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표결이 가능하다. 원안위는 엄재식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되지만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의 변호사를 맡은 이력이 있는 김호철 비상임위원은 회피신청을 통해 이번 논의에 불참했다.
7명 중 5명(엄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장찬동·진상현 비상임위원)은 영구정지에 찬성했다. 나머지 2명(이병령·이경우 비상임위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
표결 후 엄 위원장은 “지금까지 문제가 된 한수원의 배임 등은 안전성 심사 단계에서의 규제 시스템과는 다른 부분”이라며 “원전의 재가동 여부나 추가 투입비 7000억원 등은 우리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안위의 최종 결정으로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행정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문제는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한 결정에 배임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감사원이 이 문제를 감사하고 있어 경제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감사원이 ‘경제성이 축소됐다’고 결론 내면 월성 1호기 영구정지는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