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한중일 협력 20주년 행사가 열리는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한중일 협력 20주년 행사가 열리는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년 3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관심과 결단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진행된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취한 조치가 7월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3년 반 만에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유익하게 진행됐다고 들었다"면서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양국은 이웃이고 서로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실무협의가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아베 총리와 함께 독려하자"면서 "이번 만남이 양국 국민에게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희망을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이 취한 일부 수출규제 조치 완화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자발적 조치를 한 것은 나름의 진전"이라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에 성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수출규제 조치의 단초가 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행정부가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고 아베 총리는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이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필요성엔 공감대를 가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정상끼리의 만남이 자주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수출규제 해제 시점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 내용은 향후 논의되고 협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기한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기한을 말할 수는 없지만 무작정 길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어느 정도 기한 안에 이 문제가 풀려야 된다는 데 양국도 인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와 아베 총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한일, 한미일 긴밀한 공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납북자 문제의 지지와 지원을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일본의 노력을 계속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스포츠와 인적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국민들이 마음을 열도록 경주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에 여섯 번째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회담을 가진 이후 15개월 만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