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28주년에 즈음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평양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28주년에 즈음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시사했던 북한이 예상과 달리 성탄절 당일인 25일 침묵을 지켰다. 애초 성탄절 이전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 관련 소식도 나오지 않았다. 한·미 군당국은 성탄절 직후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며 북한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이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또 이달 하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하면서 대미 강경 노선을 천명할 것이란 우려도 낳았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대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무력도발 대신 ‘말폭탄’을 날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이 미국을 자극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천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과거 도발 전 예고를 한 적이 없는데 지금은 릴레이 담화나 지난 22일 열린 당 중앙위 군사위 확대회의처럼 ‘미리 전달된 메시지’가 많다”며 “도발로는 얻을 게 별로 없다고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의 향후 행보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고, 무력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말 전원회의 개최 이후나 연초 김정은의 신년사가 나온 후 북한이 기습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ICBM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정찰기 네 대를 한반도 상공에 동시 출격시켰다. 정찰기 여러 대가 한꺼번에 비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의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RQ-4 글로벌호크, 코브라볼(RC-135S) 등 네 대의 정찰기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과 25일 새벽 사이에 한반도와 동해 상공으로 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질문에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니라 예쁜 꽃병 같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말하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놀라운 일이 생긴다면 성공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경고성 발언도 함께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