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에피소드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로 시작하는 SF영화 '스타워즈' 시리즈가 9번째 에피소드로 막을 내린다.

1977년 '스타워즈'가 선보인 이후 42년 만이다.

오랜 여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은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피소드 9)다.

◇ 화려한 비주얼·향수 물씬
에피소드 9편은 더욱 강력해진 포스로 돌아온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와 우주를 어둠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카일로 렌(애덤 드라이버)간 운명적 대결을 그린다.

새로운 영웅의 탄생과 출생의 비밀, 각 캐릭터의 성장, 선과 악의 대결 등이 화려한 비주얼 속에 장대한 액션과 함께 141분간 펼쳐진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광선검을 들고 춤추듯 싸우는 레이와 카일로 간 대결 등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만한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40여년간 이어진 스카이워커 가문의 방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세대교체를 완성하려다 보니 전개가 다소 거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영화적 상상력이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시리즈를 이끈 옛 주역들도 다시 등장해 향수를 자극한다.

원조 캐릭터인 털북숭이 츄바카를 비롯해 로봇 시스리피오(C-3PO), 알투디투(R2D2) 등의 신스틸러 활약도 웃음을 안긴다.

'스타워즈' 팬이 아니라면 에피소드 7편('깨어난 포스')과 8편('라스트 제다이')을 먼저 본 뒤 극장을 찾으면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 42년간 총 9편, 스카이워커 이야기 마무리
'스타워즈'는 1977년 5월 25일 대중에 첫 공개 됐다.

이때 극장에 내걸린 작품은 조지 루커스 감독이 구상한 스타워즈 9부작 가운데 4편 '새로운 희망'이었다.

당시로써는 낯선 우주 전쟁 이야기라 투자를 받기 쉽지 않았고, 완성된 뒤 시사회 때도 온갖 악평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은하계 악의 무리와 이에 맞서 평화를 지키려는 저항 세력 간 이야기에 팬들은 크게 호응했고, 각종 특수효과에 찬사를 보냈다.

이 영화로 주연인 해리슨 포드·마크 해밀 등은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스타워즈'는 다음 해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약 1천만 달러를 투자한 20세기 폭스는 약 8억 달러의 입장권 수입을 벌어들였다.

이런 성공을 계기로 '제국의 역습'(1980·에피소드5), '제다이의 귀환(1983·에피소드6)이 뒤이어 나왔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1990년∼2000년대에는 기존 시리즈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 3부작 '보이지 않은 위험'(1999·에피소드1) '클론의 습격'(2002·에피소드2), '시스의 복수'(2005·에피소드3)가 만들어졌다.

제작 순으로 보면 에피소드 4∼6편이 먼저 나온 뒤 1∼3편이 그 후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다 디즈니가 2012년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뒤 시퀄(속편) 3부작을 선보였다.

J.J.에이브럼스 감독이 연출한 '깨어난 포스'(2015)를 시작으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라스트 제다이'(2017)가 개봉했고, 이번에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시퀄 3부작의 마지막이자, 전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 미국 대중문화 아이콘…한국에선 약해지는 '포스'
'스타워즈'는 새로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대를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50년대 B급 장르로 인식되던 SF 장르를 A급 장르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에 이어 2년 뒤 등장한 '스타워즈'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산업이 확장되는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고 분석했다.

'스타워즈'는 미국에서 대중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스타워즈' 개봉일이 되면 미언론들은 일제히 극장 풍경을 전한다.

팬들은 휴가를 내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광선검을 들거나 다스베이더 복장으로 극장을 찾는 팬들도 많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북미에서 먼저 선보인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역시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반영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스타워즈'는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신화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라며 "동서양의 신화와 정서를 결합하면서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세계관을 갖고 있어 문화 전반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영향력은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워즈'는 미국은 물론 대부분 국가에서 강력한 흥행 '포스'를 발휘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힘을 못 썼다.

한국이 '스타워즈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15년 '깨어난 포스'가 327만명을 불러모은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라스트 제다이'는 96만명에 그쳤고, 그 이전에 개봉한 에피소드들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타워즈' 시리즈 42년 여행 대미…이번엔 '무덤' 벗어날까
영화계는 심적 진입장벽을 그 이유로 꼽는다.

지금까지 8편의 시리즈가 나온 만큼 전편들을 보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울 거라는 부담감에 선택을 꺼린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SF영화 장르가 완전히 정착하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전 평론가는 "한국에는 SF 장르 관객층이 두껍지 않다"면서"'어벤져스'는 슈퍼히어로 영화지만, '스타워즈'는 슈퍼 히어로물도 아니어서 딱히 감정을 이입할 만한 캐릭터가 없는 것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윤 평론가는 "젊은 층 사이에 스타워즈 세계관이 '올드하다'는 인식이 강해 관심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타워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스카이워커 가문 이야기는 끝났지만, 우주가 무한한 만큼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외신 등에 따르면 디즈니와 루카스필름은 새 시리즈를 준비해 2022년부터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