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이 불평등 바로잡을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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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정 1순위는 경제·민생…전세 최소 거주기간 5년으로 늘리고 싶어"
"내년 총선은 정치대결 아닌 '공정·민생대결'…지지율 일희일비 안 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서울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와 민생을 꼽으며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 역시 공정과 민생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인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소거주기간을 5년으로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8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이뤄졌다.
사전 서면 질의응답도 병행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올 한 해 가장 아쉬운 점과 가장 뿌듯한 성과를 뽑는다면.
▲ 올해도 8년이란 시정의 연속 선상에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하고 '따릉이'(공공자전거)는 오래전부터 추진했고 청년수당은 지난 정부 탄압을 이겨내고 시행했다.
을지로 재개발이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처럼 '일시 정지'가 불가피한 사업도 있었다.
아쉬운 점, 뿌듯한 점은 셀 수 없이 많다.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다.
올해 서울시는 특히 '출발선을 공정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1천만이라는 거대 인구가 한 도시에 살지만, 모두가 제각각의 고통과 요구를 갖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이라는 울타리를 든든하게 느끼도록 그 요구와 아픔을 시대정신으로 통찰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
--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데 시장 안정의 최대 걸림돌은.
▲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그 바탕 위에 보유세 강화를 통한 불로소득 철저 환수가 이뤄져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불공정 경제의 상징이 됐다.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버는 사회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아이들의 꿈이 '건물주'가 되는 나라가 무슨 희망이 있겠나.
불로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성장체제는 마땅히 해체돼야 한다.
-- 부동산 임대차와 관련한 정부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양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은가.
▲ 현재 전세 임차인의 실거주 기간은 평균 3.4년이다.
지자체장에게 임대차 관련 권한이 이양된다면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을 도입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소거주기간을 5년으로 늘릴 것이다.
임대료 인상률 제한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줘야 한다.
기초 지자체에 권한을 주면 부자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광역 지자체에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중앙정부는 모든 지역의 구체적 상황을 알 수 없다.
지방정부에 맡기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데 중앙이 한 번에 하려고 하니까 무리가 따른다.
일반 국민은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비슷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 지방정부의 하나라서 한 부처 장관의 규칙이나 정책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것이 원칙인데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참 적다. -- 서울시는 한남3구역은 재입찰, 신반포3차는 통매각 불가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조합의 반발이 크다.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는지.
▲ 한남3구역의 입찰 무효, 신반포3차의 통매각 불가 결정은 개발이익 환수, 투기수요 억제라는 기본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서울시가 재건축, 재개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취임 후 2012∼2018년 7년간 신규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4만1천646호로 취임 전 7년의 연평균 3만8천786호보다 약 3천호 많다.
2014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은 평균 3만3천807호로 2014년 이전의 평균 2만9천601호보다 약 4천호 많다.
-- 올해 초 을지면옥 철거 논란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수표도시환경정비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 큰 틀의 방향은 '정비'에서 '보전·재생'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전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 혁신에 필요한 산업거점공간은 공공이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정체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일부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던 정비 사업은 구체적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다양한 이해가 걸린 문제인 만큼 무조건 서두르기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대책을 신중하게 마련하겠다.
--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집회·시위에 대한 불만이 큰데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구상 중인가.
▲ 우리 헌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집회와 시위를 시민의 당당한 권리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일정 부분 합리적인 조율도 필요한 것 같다.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도심 지역 전반의 상황을 파악, 종합계획을 수립해 광장의 집회·시위로 인한 소음, 교통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
물론 그런 모든 결정은 시민의 논의와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
-- 행정안전부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따르는 정부서울청사 부지 수용에 반대한다.
대안은.
▲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지난 9월 말씀드린 이후 행안부와도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행안부뿐만 아니라 문화재청, 경찰청과 지속해서 협의해 추진하겠다.
세운지구와 광화문광장 등에 대해 시간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해법이 확실하게 나오지 않으면 심지어는 다음 세대로 넘길 수도 있다.
좋은 답이 나오면야 물론 게을리해서는 안 되지만, 제 임기 중에 모든 것을 깨끗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과욕이다.
--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이달부터 시즌제를 전면 시행 중인데 추가로 준비 중인 미세먼지 대책은.
▲ 미세먼지 시즌제는 국내에선 최초의 시도이므로 아직 생소할 수 있다.
제도 자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먼저다.
아울러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
미세먼지는 이미 재난이 됐다.
시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된 절박한 민생 현안이다.
국회가 국민의 고통에 귀 기울이길 촉구한다. -- 내년 시정 방향과 최우선 과제는.
▲ 지난 8년간 그래왔듯 새해에도 서울 시정의 1순위 과제는 경제고 민생이다.
불공정한 출발선, 삶의 재앙이 된 미세먼지, 불균형한 서울의 지역 간 격차 등이 여전히 큰 과제다.
서울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내년 예산을 40조에 육박하는, 전례 없는 '슈퍼 예산'으로 편성했다.
과감한 투자로 위축된 경제를 속 시원하게 순환 시켜 새로운 희망을 선보이겠다.
-- 내년은 총선의 해다.
어떻게 전망하는지.
▲ 2020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민생이다.
내년 총선은 '정치대결'이 아닌 '공정대결', '민생대결'이 될 것으로 본다.
여야가 갈등하고 대립하는 사이 각종 민생현안 처리가 올스톱 됐다.
누가 먼저 통렬한 성찰과 진심으로 공정과 민생의 깃발을 드느냐가 국민의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 그간 활발한 활동에도 대권 주자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은.
▲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다음 대선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
오직 서울시민 삶의 문제,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올인해왔고 그 속에 저의 길이 있다고 본다.
특히 지금이야말로 많은 국민이 절망하는 불평등 문제를 바로 잡을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하다.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겠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은 정치대결 아닌 '공정·민생대결'…지지율 일희일비 안 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서울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와 민생을 꼽으며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 역시 공정과 민생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인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이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소거주기간을 5년으로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8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이뤄졌다.
사전 서면 질의응답도 병행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올 한 해 가장 아쉬운 점과 가장 뿌듯한 성과를 뽑는다면.
▲ 올해도 8년이란 시정의 연속 선상에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하고 '따릉이'(공공자전거)는 오래전부터 추진했고 청년수당은 지난 정부 탄압을 이겨내고 시행했다.
을지로 재개발이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처럼 '일시 정지'가 불가피한 사업도 있었다.
아쉬운 점, 뿌듯한 점은 셀 수 없이 많다.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다.
올해 서울시는 특히 '출발선을 공정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1천만이라는 거대 인구가 한 도시에 살지만, 모두가 제각각의 고통과 요구를 갖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이라는 울타리를 든든하게 느끼도록 그 요구와 아픔을 시대정신으로 통찰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
--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데 시장 안정의 최대 걸림돌은.
▲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그 바탕 위에 보유세 강화를 통한 불로소득 철저 환수가 이뤄져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불공정 경제의 상징이 됐다.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버는 사회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아이들의 꿈이 '건물주'가 되는 나라가 무슨 희망이 있겠나.
불로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성장체제는 마땅히 해체돼야 한다.
-- 부동산 임대차와 관련한 정부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양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은가.
▲ 현재 전세 임차인의 실거주 기간은 평균 3.4년이다.
지자체장에게 임대차 관련 권한이 이양된다면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을 도입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소거주기간을 5년으로 늘릴 것이다.
임대료 인상률 제한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줘야 한다.
기초 지자체에 권한을 주면 부자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광역 지자체에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중앙정부는 모든 지역의 구체적 상황을 알 수 없다.
지방정부에 맡기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데 중앙이 한 번에 하려고 하니까 무리가 따른다.
일반 국민은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비슷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 지방정부의 하나라서 한 부처 장관의 규칙이나 정책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것이 원칙인데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참 적다. -- 서울시는 한남3구역은 재입찰, 신반포3차는 통매각 불가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조합의 반발이 크다.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는지.
▲ 한남3구역의 입찰 무효, 신반포3차의 통매각 불가 결정은 개발이익 환수, 투기수요 억제라는 기본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서울시가 재건축, 재개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취임 후 2012∼2018년 7년간 신규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4만1천646호로 취임 전 7년의 연평균 3만8천786호보다 약 3천호 많다.
2014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은 평균 3만3천807호로 2014년 이전의 평균 2만9천601호보다 약 4천호 많다.
-- 올해 초 을지면옥 철거 논란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수표도시환경정비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 큰 틀의 방향은 '정비'에서 '보전·재생'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전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 혁신에 필요한 산업거점공간은 공공이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정체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일부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던 정비 사업은 구체적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다양한 이해가 걸린 문제인 만큼 무조건 서두르기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대책을 신중하게 마련하겠다.
--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집회·시위에 대한 불만이 큰데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구상 중인가.
▲ 우리 헌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집회와 시위를 시민의 당당한 권리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일정 부분 합리적인 조율도 필요한 것 같다.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도심 지역 전반의 상황을 파악, 종합계획을 수립해 광장의 집회·시위로 인한 소음, 교통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
물론 그런 모든 결정은 시민의 논의와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
-- 행정안전부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따르는 정부서울청사 부지 수용에 반대한다.
대안은.
▲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지난 9월 말씀드린 이후 행안부와도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행안부뿐만 아니라 문화재청, 경찰청과 지속해서 협의해 추진하겠다.
세운지구와 광화문광장 등에 대해 시간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해법이 확실하게 나오지 않으면 심지어는 다음 세대로 넘길 수도 있다.
좋은 답이 나오면야 물론 게을리해서는 안 되지만, 제 임기 중에 모든 것을 깨끗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과욕이다.
--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이달부터 시즌제를 전면 시행 중인데 추가로 준비 중인 미세먼지 대책은.
▲ 미세먼지 시즌제는 국내에선 최초의 시도이므로 아직 생소할 수 있다.
제도 자체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먼저다.
아울러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
미세먼지는 이미 재난이 됐다.
시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된 절박한 민생 현안이다.
국회가 국민의 고통에 귀 기울이길 촉구한다. -- 내년 시정 방향과 최우선 과제는.
▲ 지난 8년간 그래왔듯 새해에도 서울 시정의 1순위 과제는 경제고 민생이다.
불공정한 출발선, 삶의 재앙이 된 미세먼지, 불균형한 서울의 지역 간 격차 등이 여전히 큰 과제다.
서울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내년 예산을 40조에 육박하는, 전례 없는 '슈퍼 예산'으로 편성했다.
과감한 투자로 위축된 경제를 속 시원하게 순환 시켜 새로운 희망을 선보이겠다.
-- 내년은 총선의 해다.
어떻게 전망하는지.
▲ 2020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민생이다.
내년 총선은 '정치대결'이 아닌 '공정대결', '민생대결'이 될 것으로 본다.
여야가 갈등하고 대립하는 사이 각종 민생현안 처리가 올스톱 됐다.
누가 먼저 통렬한 성찰과 진심으로 공정과 민생의 깃발을 드느냐가 국민의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 그간 활발한 활동에도 대권 주자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은.
▲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다음 대선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
오직 서울시민 삶의 문제,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올인해왔고 그 속에 저의 길이 있다고 본다.
특히 지금이야말로 많은 국민이 절망하는 불평등 문제를 바로 잡을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하다.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겠다.
/연합뉴스